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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기 맞은 전기차 배터리시장…"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


'테슬라-파나소닉', '현대차-LG화학' 등 전통 동맹관계 와해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삼성과 현대자동차가 25년간의 앙금을 풀고 배터리 협력을 추진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지각변동이 가속화하고 있다. '포스트 반도체'로 주목을 받는 전기차 시장의 퀀텀점프 속에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는 그야말로 시장은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은 전날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양사간 배터리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SDI 배터리 모습 [사진=삼성SDI]
삼성SDI 배터리 모습 [사진=삼성SDI]

앞서 양사는 지난 1995년 현대차 주도의 국내 자동차 시장에 삼성이 뛰어들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현대차는 삼성의 자동차 시장 진출로 생존의 위기까지 내몰렸고 이후 일종의 트라우마를 갖게 됐다. 하지만 양사 총수는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손을 맞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번 총수 미팅이 '현대차-LG화학'의 전통 동맹관계에 금을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현대차는 LG화학 배터리만을 고집해왔다. 코나 일렉트릭, 니로EV 등 주력 전기차종에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하며 수년간 긴밀한 밀월관계를 구축했다. 현대차와 LG화학은 배터리 합작사 설립까지 추진했다.

그러던 현대차가 지난해 말 돌연 SK이노베이션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용 배터리 공급처로 확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배터리 소송을 펼치며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즉, 현대차가 동맹 기업의 적과 손을 잡은 셈이다.

현대차는 더 나아가 LG화학과의 배터리 합작사 설립 계획을 사실상 원점 재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삼성SDI와 합작사 설립에 나설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현대차의 배터리 수요처 다변화 전략이 LG화학의 입장에서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할수록 이같은 완성차 기업과 배터리 기업간 합종연횡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전체 원가에서 배터리 비용은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 부품으로 통한다. 완성차 업체는 비용절감을 위해 배터리 수요처를 다변화하고 배터리를 자체 생산해야 하는 상황이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과 일찌감치 손을 잡고 합작사를 추진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하지만 파나소닉이 지난해 초 테슬라 경쟁사인 도요타와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자, 이후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3 공장 배터리 납품사에 LG화학을 선점하면서 '테슬라-파나소닉' 동맹은 와해됐다.

세계 2위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9월 스웨덴 배터리 생산업체인 노스볼트AB와 합작법인을 만들고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LG화학은 글로벌 GM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미국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전지업체 EVE에너지와 손잡고 중국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전기차 시장 확대로 인해 시장의 주도권을 배터리 업계에 빼앗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배터리 기업들간 수주경쟁을 시켜 배터리 가격을 인하하고 동시에 배터리를 내재화할 수밖에 없는 만큼 당분간 이들의 합종연횡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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