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LG생활건강이 15년간 이어진 '차석용 매직' 덕분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4분기에는 최초로 분기 매출 2조 원을 넘어섰으며 영업이익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했다. 내수경기 침체 장기화와 불확실성이 높아진 글로벌 경제 환경을 고려할 때 더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9% 성장한 7조6천854억 원, 영업이익이 13.2% 늘어난 1조1천764억 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3.9% 신장한 7천882억 원을 달성해 15년 연속 성장을 이룸과 동시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지속되는 내수경기 침체, 미·중 무역분쟁 및 중국 전자상거래법 실시로 인한 불확실성, 홍콩 사태 장기화 등 국내외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매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0% 이상 흔들림 없이 성장하는 탁월한 성과를 달성했다.
특히 럭셔리 화장품에 대한 높은 수요에 힘입어 후·숨·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 경쟁력이 더욱 견고해지고, 중국·일본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의 사업 호조로 해외사업이 48%의 고성장을 이루는 등 국내외에서 고른 성장을 이뤘다.
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8.5% 증가한 2조133억 원을 달성하며 최초로 분기 매출 2조 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4.3% 증가한 2천410억 원을 달성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4분기 실적을 기록, 15년 연속 성장했다.
사업부별로 뷰티(화장품)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21.5% 성장한 4조7천458억 원, 영업이익은 14.7% 성장한 8천977억 원을 달성했다.
럭셔리 브랜드들이 성장을 견인한 가운데, 특히 '후'는 2018년 국내 화장품 최초로 매출 2조 원을 돌파한 이래 지난해 연 매출 2조5천836억 원을 달성해 다시 한 번 자체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숨'과 '오휘'의 고가라인 '숨마'와 '더 퍼스트'의 고성장이 이어졌고, 더마화장품 'CNP' 또한 연 매출 1천억 원을 넘어서며 메가 브랜드로 성장한 것이 주효했다.
생활용품(HPC-Home & Personal Care) 사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1.8% 성장한 1조4천882억 원, 영업이익은 4.6% 성장한 1천260억 원을 달성했다.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개선으로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한 결과 전년 말 대비 1.5%p 상승한 33.4%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하며 시장 1위 입지를 공고히 했다. 또 에이본(Avon)을 통해 프리미엄 퍼스널케어 제품을 출시하며 북미 시장에 진출해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음료(리프레시먼트) 사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5.1% 성장한 1조4천514억 원, 영업이익은 12.1% 성장한 1천527억 원을 기록했다.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파워에이드'를 비롯한 주요 브랜드가 매출 성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다양한 신제품 출시로 시장 입지를 강화하며 전년 말 대비 0.3%p 증가한 31.6%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국내와 아시아에서의 탄탄한 사업 기반을 발판으로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시화했다"며 "특히 에이본 인수를 통해 북미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LG그룹에서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지키고 있는 차 부회장은 이번에 다시 한 번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지난 2005년 LG생건에 합류한 차 부회장은 고가 화장품 확대와 인수합병(M&A)를 추진하며 사업 다각화에 힘썼고, 결국 호실적으로 회사를 이끌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차 부회장은 5회 연속 대표 자리를 연임하며 LG생활건강의 다양한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 확산되고 있는 것이 성장세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1분기에도 '차석용 매직'이 이어져 호실적을 기록할 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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