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환의 경제칼럼] 소비도 '개성시대'다


소비자 참여형으로 바뀌는 시대의 소비코드

아내가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아내의 운전기사 겸 조수 상담역으로 두어 달 동안 어디서 어떤 업종을 창업할 지 열심히 알아봤습니다.

목이 좋은 점포를 찾아 강남에서 경기도 김포까지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녔습니다. 해산물 한정식에서 한우전문점을 거쳐, 샤브샤브, 도넛, 커피, 아이스크림 등 어지간한 업종은 다 검토해 봤습니다. 결국 대학로에서 젤라또 아이스크림과 원두커피, 센드위치를 함께 파는 이태리풍 멀티카페 체인점을 열기로 하고 지금 준비중에 있습니다.

장사하기가, 가게 하나 준비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는 사실을 절감했고 생활전선에서 필요한 지혜들을 많이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흔히들 세상살이의 이치가 다 똑같다는 말들을 하곤 합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인터넷과 오프라인의 트렌드가 똑같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개방과 참여를 통해 자기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다양성의 시대가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 창업시장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었습니다.

장사는 20-30대 여성고객을 주 고객층으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문화소비의 중심에 있고 구매력도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강남, 명동, 대학로, 주요 대학가 상권에는 참여와 개성을 모토로 한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주 소비계층으로 삼는 20-30대 여성이 점포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쇼케이스에 쵸콜릿, 과일, 커피, 치즈 맛 등 35 가지 아이스크림과 견과류 과일, 쵸콜릿, 쿠기 등 수십 종의 첨가물(믹스인)을 진열하고 있고 조합을 통해 1천1백50만 가지의 맛을 즐기는 게 가능하다고 자랑합니다.

손님들이 자신이 원하는 아이스크림과 믹스인을 선택하면 종업원이 즉석에서 골라진 재료를 찬 돌 위에 놓고 비벼서 새로운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줍니다. 30여 종의 공장에서 만든 냉동 아이스크림을 파는 기존 유명업체가 무색할 지경입니다.

아이스크림 가게를 나와 고개를 돌려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고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보장해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점포들이 많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주인이 만들어 주는 대로 먹던 비빔밥도 지금은 골라먹는 시대가 됐습니다. 기본메뉴에 다양한 첨가물(토핑)을 넣어 자신만의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전문점이 인기를 끄는 추세입니다. 동네 식당가를 다녀보세요. 정육식당이 성업중입니다. 등심 일인 분, 안심 이인 분 하는 획일적인 방식이 아니라 냉장고 안의 고기를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 g단위로 부위 별로 주문해 먹을 수 있습니다. 닭갈비집을 가도 닭과 야채 기본만 나오고 고구마 라면 치즈 등 어지간한 것들은 사리(첨가물)로 주문해 먹는 게 요즘의 현실입니다.

소비패턴도 온라인 UCC를 닮아가고 있다

개방된 환경속에서 소비자들이 참여를 통해 다양함을 만들어내는 인터넷상의 위키피디아나 UCC처럼 오프라인의 소비자들도 개방과 참여를 통해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프라인의 소비자들은 이를 위해 더 많은 댓가를 선뜻 지불하는게 온라인과는 다른 차이점입니다.

소비자들은 이미 주는대로 소비하는 객체가 아닙니다. 아이스크림을 구매하기 위해, 또는 함께 간 동료와 비빔밥을 먹기 위해 고객들은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상호 소통합니다. 자신의 견해를 말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의사를 결정합니다. 그들은 주인으로서 질이 좋은 다양한 재료를 고르고 자신의 앞에서 자신이 선택한 작품이 만들어 지는 것을 즐깁니다. 주인으로서 참여하고 다양성을 즐기기 위해 그에 따른 추가비용은 기꺼이 부담할 준비가 돼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참여하고 그들이 모여 서로 교류하며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고 개성을 존중하며 다양성을 즐기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조류입니다.

아내가 개업하기로 한 멀티카페도 즉석에서 만드는 맜있고 다양한 젤라또 아이스크림과 이태리산 원두커피 좋은 재료로 만들어진 샌드위치 등의 조합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아이스크림 가게와는 50m도 떨어지지 않은 같은 상권에 있습니다.

대학로는 문화를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아내가 주인으로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의 취향을 잘 맞춰 사업을 성공시켰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저도 옆에서 열심히 도와야죠.

/최창환 칼럼리스트(column_choieda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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