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했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를 불신하며 전쟁에 대한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자 현지에 법인을 둔 국내 대기업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국내 72개 그룹 중 삼성 등 6개 그룹에서 12곳의 해외법인을 우크라이나에 세워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조은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442cea94b279f3.jpg)
16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법인을 둔 국내 대기업 해외계열사는 12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포스코와 LG가 각각 3곳으로 많았고, 삼성과 GS 각 2곳, 현대차와 한국타이어도 각 1개 해외법인을 우크라이나에서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독립한 LX그룹 해외계열사는 공정위 조사 시점 기준을 적용해 LG 그룹으로 파악해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72개 그룹 중 삼성 등 6개 그룹에서 12곳의 해외법인을 우크라이나에 세워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다른 국가들에 진출한 해외법인 숫자 등을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적은 숫자에 해당된다.
각 그룹별로 살펴보면 포스코는 3곳, LG그룹은 2곳으로, 상대적으로 많은 편에 속했다. 포스코의 경우 포스코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보유한 포스코 인터내셔널 우크라이나(POSCO INTERNATIONAL UKRAINE LLC.)가 진출해 있다. 앞서 법인은 무역업 관련 회사다.
여기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싱가포르에 세운 지주회사 격인 투자사인 그레인 터미널 홀딩(GRAIN TERMINAL HOLDING PTE. LTD.)을 통해서는 두 곳의 회사를 우크라니아에서 지배 중이다. 1곳은 하역서비업을 전문으로 하는 '유즈나야 스티브더링 컴퍼니(Yuzhnaya Stevedoring Company Limited LLC.)'이고, 다른 곳은 곡물터미널 사업을 하는 '미콜라이브 밀링 웍스(Mykolaiv Milling Works PJSC.)'다.
![국내 72개 그룹 중 삼성 등 6개 그룹에서 12곳의 해외법인을 우크라이나에 세워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조은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9a3853889b6b3.jpg)
LG그룹도 2020년 말 기준으로 3곳의 법인이 우크라이나에 전진 배치됐다. 대표적으로 LG전자가 100% 지분을 보유한 '엘지 일렉트로닉스 우크라니아(LG Electronics Ukraine)'가 해당 국가에서 사업을 영위 중이다. LG그룹 광고 지주회사격인 지투알도 우크라이나에 '지투알 우크라이나(GllR Ukraine LLC)'를 세워 광고대행 서비스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과 GS그룹도 각각 2개의 계열사를 우크라이나에 법인을 설립했다. 먼저 삼성의 경우 삼성전자를 통해 100% 지분을 갖고 전자제품 판매 영위를 목적으로 하는 '삼성 일렉트로닉스 베네룩스(Samsung Electronics Benelux B.V.)'라는 회사를 네덜란드에 뒀다. 또 네덜란드에 세운 회사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전자제품 판매업을 하는 '삼성 일렉트로닉스 우크라이나 컴퍼니(Samsung Electronics Ukraine Company LLC)' 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삼성 계열사인 제일기획도 '제일 우크라니아(Cheil Ukraine LLC)'라는 광고 회사를 우크라이나에 진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GS그룹에서는 GS건설을 최대주주로 한 'GS E&C Ukraine'와 'CHERVONA GORA EKO' 2개 회사를 통해 건설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국내 계열사인 로템에스알스에서 철도 유지 보수를 전문으로 하는 '로템 에스알에스 우크라이나(Rotem SRS Ukraine LLC)' 해외법인을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타이어그룹은 국내 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주)가 네덜란드에 유럽지역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회사인 '한국타이어 유럽 홀딩스(Hankook Tire Europe Holdings B.V.)'를 지배하고 있는데 이 회사를 통해 우크라이나에도 타이어 판매를 하는 '한국타이어 우크라이나(Hankook Tire Ukraine LLC)'라는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처럼 현지에 진출한 일부 기업들은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자 한국인 직원들을 급히 국내로 대피시키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우크라이나 현지 판매법인에서 근무하는 주재원과 가족들을 모두 국내로 귀환하도록 조치했다. 수도 키예프에서 운영 중인 인공지능연구소의 한국인 직원들도 전원 폴란드 등 인근 국가로 이동시키거나 한국으로 귀국하도록 했다.
LG전자도 현지 판매법인 주재원과 가족들을 모두 귀국조치했다. 한국타이어도 조만간 현지 직원들이 철수할 예정이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서 군 일부를 철수키로 했다고 발표했으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 불신하고 있는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의 발표에 대해 "아직 검증하지 못했다"며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그들은 여전히 위협적 배치 상태에 있고, 러시아군 15만 명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 인근에서 우크라이나를 포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단순히 해외법인 숫자만 놓고 보면 우크라이나는 아직까지 국내 대기업들이 다른 유럽이나 동남아 국가들보다 시장성을 크게 보지 않고 있다"면서도 "국내 대기업에 보는 시장과 달리 우크라이나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실제 전쟁이 일어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국제유가 등에도 영향을 미쳐 국내 기업들이 악영향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예의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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