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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추격 '인텔의 꿈'…글로벌파운드리 대체할 인수 후보는


팻 겔싱어, 공격적 M&A 지속 의지 드러내…업계 "파운드리선 마땅한 매물 없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파운드리 업계 3위인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해 삼성전자를 추격하려던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의 꿈이 좌절됐다. 글로벌파운드리가 최근 독자적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사실상 인수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는 상장 준비를 위해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 씨티그룹, 크레디트스위스 등과 협력하고 있는 상태다. 또 오는 10월 상장 신청 사실을 공개하는 한편, 올해 말 전후 뉴욕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250억 달러(약 29조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 [사진=인텔]
팻 겔싱어 인텔 CEO [사진=인텔]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통해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노리던 인텔의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앞서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열린 기술 설명회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파운드리 사업 확장을 위한 로드맵을 공개하며 업계 선두 자리를 되찾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신기술 개발, ASML 등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업체들과의 협업, 패키징 기술 고도화 등을 통해 세계 최초로 '옹스트롬(A, 1A=0.1nm)' 단위로 명명한 칩을 파운드리 공정 등에서 양산할 것이라 밝히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올 초에는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 선언과 함께 이를 본격화하기 위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 달러(22조6천600억원)를 투자함으로써 2개의 파운드리 공장을 지을 것이란 계획도 공개했다. 여기에 뉴멕시코주에 공장을 새로 짓는 한편, 오리건주에도 공장을 증설했다.

당시 팻 겔싱어 CEO는 "독립적인 사업부인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전 세계 고객을 위해 파운드리 서비스를 운영해 오는 2025년까지 1천억 달러(약 113조원) 규모 성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인텔이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3위로 올라서면서 삼성전자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4%로 1위였고 삼성전자 17%, 대만 UMC 7%, 글로벌파운드리 7%, 중국 SMIC 5%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인텔은 이번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좌절로 당분간 점유율을 큰 폭으로 확대하기가 어렵게 됐다. 파운드리 주요 업체 중 글로벌파운드리를 제외하고 인수를 할 만한 후보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TSMC와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선두 자리를 잘 유지하고 있고, 대만 UMC와 중국 SMIC는 중화권 업체란 점에서 인텔이 섣불리 인수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외 1~2%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업체들을 야금야금 인수한다고 해도 3위권 업체 만큼 사업 규모를 키우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인텔이 최근 칩 제조사 퀄컴과 아마존 등 대형 고객사를 새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점차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선 경쟁사들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세계 최대 반도체인 인텔의 영향력과 자본력·기술력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는 경쟁사들이 최대 고객사 물량을 인텔에 뺏길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인텔은 글로벌파운드리 외 다른 파운드리 기업 인수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팻 겔싱어 CEO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업계에서 대형 매물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며 "기업들 간 인수·합병(M&A)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A에는 기꺼이 사려는 사람과 기꺼이 팔려는 사람이 있다"며 "나는 기꺼이 사려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또 팻 겔싱어는 반도체 업계가 통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첨단 칩 제조 비용이 급격히 상승해 이를 생산할 수 있는 회사 수가 줄어들었다"며 "남은 기업들이 힘을 합쳐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식 파운드리 시설을 지으려면 100억 달러(약 11조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며 "자본집약적이고 연구·개발(R&D) 집약적인 칩 제조 산업은 장기적 재편을 겪고 있는 상황으로, 이는 기업간 M&A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파운드리 경쟁력을 키울수록 경쟁사인 TSMC와 삼성전자 등에는 악재가 된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인텔이 향후 대형 M&A에 성공하면 세계 반도체 산업의 지형도는 크게 바뀔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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