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코인 시장 회의론 속 CBDC의 대두


[그래픽=조은수 기자]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최근 한달 사이 반토막 난 비트코인을 비롯해 코인 시장의 폭락으로 다시 가상자산(암호화폐) 회의론이 우세를 얻고 있다.

기업의 실적과 청산가치와 비교해 저평가를 논할 수 있는 주식과 달리, 실체가 없는 코인들은 단기간 50%, 90%씩 폭락해도 저점을 예단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이 사실상 아무 가치가 없는 허상이라는 비관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렇게 가상자산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을 비롯한 세계 중앙은행들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언뜻 모순된 상황으로 보인다.

하지만 CBDC는 기술적 측면에서 블록체인을 응용해 사용할 뿐, 다른 가상자산과는 대치되는 측면이 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독점적으로 제조·발행·환수한다. 또한 한국은행에서 진행중인 모의실험에 따르면 한은 CBDC는 불특정 다수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이 아니라, 한은이 허용한 일부 기관들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운영된다.

이 과정에서 CBDC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기관은 은행 등의 기존 금융사다. 조금 더 범위를 넓힌다고 한다면 빅테크 등 대형 IT 기업 정도가 되겠다.

결국 CBDC는 블록체인의 중요한 이념이자 철학인 탈중앙화와는 정반대에 있는 셈이다.

블록체인 초기 개발자와 시장 참여자들은 구글과 같은 소수 기업이 인터넷 상의 이득을 독점하고 검열하고 권력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블록체인을 내세우며, 온라인 생태계의 헤게모니가 다수의 대중들에게 넘어가는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이 새로운 결제수단으로 떠오르면 현재 미국 중심의 달러 경제와 각국 중앙은행이 통제하는 화폐 시스템이 대격변을 맞을 것으로도 예상됐다.

'무정부주의(아나키즘) 화폐'라고 불릴 정도로 중앙집권적인 기존 체제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비트코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비트코인은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결제수단보단 투자수단으로 더 많이 사용되고, 진정한 탈중앙화 개념의 블록체인 서비스가 성공한 사례는 적다.

대신 오히려 중앙은행이 CBDC 발행에 속도를 내며, 가상자산을 기존 화폐 시스템 내에 편입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거세지고 있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CBDC가 발행되면 비트코인의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듯이 결제 수단으로써의 가상자산 수요를 CBDC가 흡수할 경우 다른 코인 경제 생태계들은 크게 위협받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CBDC 분산원장에 참여하는 기관들은 이와 연계된 사이드체인을 통해 CBDC를 거래 화폐로 삼는 자산 유동화 플랫폼 등 여러가지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안전성과 신뢰도 면에서 다른 블록체인 서비스보다 한발 앞서게 될 것이다. 중앙은행이 지급보증을 하는 신용위험 없는 가상자산이기 때문이다.

CBDC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된다면 어떤 형태를 갖출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CBDC가 가상자산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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