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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패권 전쟁 속 M&A도 곳곳서 '난관'


英, 엔비디아-ARM 인수 '제동'…반도체 산업 두고 각국 견제 심화

엔비디아가 ARM 인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영국, 중국 등에서 제동이 걸렸다. [사진=엔비디아]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반도체 패권 경쟁이 벌어지면서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난관을 겪고 있다. 각국 정부가 반도체 자립주의에 나서면서 M&A 심사 기준을 강화하거나, 이를 불허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그래픽 카드 '지포스'로 유명한 미국 엔비디아는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인 ARM을 400억 달러(약 44조4천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다.

영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국가 안보에 미칠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며 영국 반독점 당국인 경쟁시장청(CMA)에 관련 보고서를 7월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영국 정부는 이 조사 결과에 따라 엔비디아의 ARM 인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난 속에 반도체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영국 정부로서도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에 ARM이 인수되는 게 탐탁지 않을 것"이라며 "심사 과정에서 굉장히 깐깐한 잣대를 들이밀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중국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인수를 불허할 가능성이 높고 ARM 본사와 중국 법인 ARM차이나 간 소송전도 벌어졌다. 앨런 우 ARM차이나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을 퇴진시키려했던 ARM 이사진 3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황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일본 장비 업체 고쿠사이일렉트릭을 4조원에 인수하려 했지만 지난달 무산됐다. 중국이 M&A를 허락하지 않은 탓이다.

중국이 미국과 일본 기업의 M&A를 반대한 건 미국 반도체 기업의 견제 차원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반도체 장비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하자 이에 대한 반발로 어플라이드의 인수를 반대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3년 전에도 퀄컴의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 인수를 무산시킨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업체들의 M&A 셈법이 복잡해 질 전망이다. 생산공장 건설과 같은 당근을 경쟁당국에 제시하지 못한다면 M&A는 성사되지 못하고, 계약 조건에 따라 인수 불발에 따른 비용도 감당해야 한다. 실제로 어플라이드는 인수가 무산되며 고쿠사이에 위약금으로 1억5천400만 달러(약 1천600억원)를 지불해야 했다.

업계 안팎에선 삼성전자의 NXP 인수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삼성이 NXP 혹은 다른 대형 반도체 업체 인수를 추진하려고 할 때 이 같은 규제 리스크를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체들이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싶어 하지만, 반도체 육성의지를 보이고 있는 각국 정부들의 견제를 받고 있다"며 "M&A에 고려해야 할 리스크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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