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 대기업 상장사의 배당여력 지표인 잉여현금흐름(FCF)이 1년 새 17조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확대로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현금성자산으로 비축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상장사 259개 사의 올 3분기 개별기준 누적 잉여현금흐름을 조사한 결과 총 28조1천45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0조6천967억 원에서 163.1%(17조4천486억 원) 증가한 수치다.
전체 기업의 절반이 넘는 143개 사(55.2%)가 작년에 비해 잉여현금흐름이 늘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작년 4조9천366억 원 적자에서 올해 2조4천918억 원으로 7조4천283억 원 늘어 증가액이 가장 많았다.
이어 삼성전자(3조9천889억 원), LG화학(3조3천349억 원), 한국전력공사(2조6천569억 원), 삼성증권(2조2천918억 원), 미래에셋대우(2조495억 원), 메리츠증권(1조8천833억 원), 현대차(1조810억 원), 이마트(1조726억 원) 등이 1조 원 이상 늘었다.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 규모는 삼성전자가 4조2천985억 원으로 1위였고, 한국가스공사(2조6천371억 원), 미래에셋대우(2조5천873억 원), SK하이닉스(2조4천918억 원), LG화학(2조3천682억 원)이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잉여현금흐름이 줄어든 곳은 116곳으로 삼성생명(-4조8천990억 원), 기아차(-2조7천219억 원), 대우조선해양(-2조4천535억 원), 신한지주(-2조777억 원), 삼성카드(-1조7천790억 원), NH투자증권(-1조5천613억 원) 등의 순으로 감소액이 컸다.
또 대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이 급증한 가운데 기업들이 쌓아 놓은 현금성자산도 크게 늘었다. 3분기 말 현재 259곳의 현금성자산(개별기준)은 88조7천633억 원으로 작년 3분기 말(67조848억 원)에 비해 32.3%(21조6천785억 원)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개별기준 현금성자산은 2조7천6억 원이었지만 단기금융상품이 25조7천60억 원으로, 총 28조4천66억 원을 기록했다. 연결기준으로는 현금성자산 26조5천661억 원에 단기금융상품 89조6천940억 원으로 유동성 자금은 116조2천601억 원에 달했다. 작년 9월 말 96조820억 원으로 100조 원 미만이었지만 올해 110조 원을 훌쩍 넘는 현금을 확보했다.
포스코 역시 현금성자산 2조9천869억 원에 단기금융상품 8조4천529억 원 등 11조4천398억 원으로 10조 원을 넘었다. 기아차와 현대차도 단기금융상품이 각각 6조2천625억 원, 4조3천329억 원으로, 유동자금은 7조5천244억 원, 4조8천601억 원에 달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기업들이 현금을 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보다 금융기관 예치금 등 단기금융상품 규모가 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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