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로봇은 움직임(모빌리티)과 자율성을 고려해 개발돼야 한다."
세계적 로봇 권위자 오준호 KAIST 기계공학과 석좌교수는 15일 아이뉴스24 주최로 '서울 드래곤시티호텔 그랜드볼룸 한라홀'에서 열린 '아이포럼 2020'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오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4년 국내 최초 인간형 로봇 '휴보'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2015년 미국 국방성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주최한 재난대응 로봇 경진대회 1위를 하기도 했다. 또 2017년 말 오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탑승형 로봇 FX-2가 평창 동계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로봇은 이미 일상부터 산업은 물론 군사, 의료에까지 활용되고 있다. 다만 중심축은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로봇 시장을 주도 했던 산업용 로봇은 공장처럼 구조화된 공간에서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주로 제조업에 활용됐다. 최근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는 스스로 판단해 행동하는 지능형 로봇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
오준호 교수는 "과거엔 정형화된 현장에서 단순 작업을 잘할 수 있는 로봇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물건을 옳기고 쌓으며 치울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정에서 널리 쓰이는 로봇청소기 역시 지능형 로봇 중 하나. 이 같은 지능형 로봇은 인공지능(AI) 등이 탑재돼 스스로 판단해 행동한다는 의미에서 '자율성이 높은 로봇'이라 볼 수 있다.
오준호 교수는 "사람 반응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능형 로봇 개발은 어렵다"며 "고객을 응대하는 식당 로봇이 실패한 이유는 로봇을 걷어차는 손님 반응이라는 변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산업용 로봇과 지능형 로봇의 중간 지대에 속하는 로봇들로는 수술용 로봇, 군사로봇 등으로 대부분 '전문가 로봇'으로 분류된다. 전문가 로봇의 경우 자율성이 부여되나 사람이 제어하는 부분이 있는 경우다.
오 교수는 로봇 분야는 이 같은 자율성과 함께 모빌리티를 동시해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움직임이 많고 자율성까지 높은 로봇은 제어장치가 없어서 교통사고 등 각종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모빌리티가 뛰어난 로봇에 자율성을 높이면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많다"며 "로봇은 물리적인 영향력이 적을 때 자율성을 높이는 식으로 개발돼야 한다"강조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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