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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각종 구설수엔 '침묵'…장남 승계엔 '골몰'


'오너 3세' 주지홍 상무 체제 구축…편법승계·불법포획·강매 논란에도 '모르쇠'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사조그룹이 장남 체제로 후계구도가 정해진 가운데, 실적 악화에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주지홍 사조산업 상무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일각에선 사조그룹이 체질개선, 리스크 관리 등에 힘써야 할 상황에서 오너일가가 경영승계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사조그룹은 오너 2세인 주진우 회장과 장남 주지홍 상무 일가가 100% 보유한 사조시스템즈를 중심으로 사조산업, 사조오양, 사조대림, 사조해표 등이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로 연결돼 있다.

사조산업의 최대주주는 사조시스템즈(26.12%)로, 주 회장과 주 상무도 각각 14.24%, 6.67% 순으로 지분을 갖고 있다. 주 상무는 동생인 고(故) 주제홍 사조오양 이사가 2014년 러시아 출장 중 호텔에서 추락사한 후 주 이사가 가졌던 30억 원 가량의 사조시스템즈 지분(53.3%) 모두를 물납 형태로 상속받으며 사조시스템즈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주 상무의 사조시스템즈 지분은 40% 가량이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사진=사조그룹]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사진=사조그룹]

앞서 주 회장은 사조산업 지분을 19.94%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 4월 시간 외 매도 방식으로 0.7% 처분했다. 주당 매도가는 2만5천300원이다. 주 회장은 같은 날 사조대림, 사조오양의 지분도 같은 방식으로 0.54%, 2.96%씩 처분했다. 주당 매도가는 사조대림이 1만2천750원, 사조오양은 6천760원이다. 이에 따라 주 회장은 사조대림과 사조오양의 지분율이 0%가 됐다.

주 회장이 매도한 지분은 사조동아원, 사조랜더텍, 사조대림 등 계열사가 사들였다. 사조동아원과 사조랜더텍이 각각 사조대림 지분(2.96%)과 사조산업(0.7%)를 매입했고 사조대림은 사조오양의 지분 0.54%를 확보했다. 사조대림은 사조오양의 최대주주로, 지분율은 54.85%에서 55.39%로 상승했다.

주 회장이 이처럼 나선 것을 두고 일각에선 주 상무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주 회장이 아직까지 사조산업을 포함한 계열사 5곳의 이사를 맡아 그룹 경영 전면에 있지만 지분법상 승계 작업을 마친 주 상무가 그룹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주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사조그룹은 승계작업에 몰두한 나머지 실적 관리에 부실한 모습을 보여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일각에선 장남이 상무로 취임한 지난 2016년부터 주요 계열사 실적이 악화하고 각종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주 상무의 경영능력을 두고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주 상무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사조시스템즈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 20% 하락했다. 매출은 168억1천900만 원, 영업이익은 42억3천700만 원에 그쳤다. 순이익은 2018년 116억4천560만 원에서 지난해에는 13억3천600만 원 적자로 돌아섰다.

주력 계열사인 사조산업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 올 상반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4% 하락한 2천908억5천600만 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46.6% 급감한113억 원에 머물렀다. 순이익 역시 50.4%나 줄어든 69억8천200만 원에 그쳤다.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4%나 급감한 182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 회장과 주 상무는 계속된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지주사와 계열사 등을 통해 고배당 정책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기업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악화돼 오너일가가 윤리경영에 어긋나는 행동을 보였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사조시스템즈를 비롯한 주요계열사인 사조산업의 매출과 수익성은 주 상무 취임 이후 줄곧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최근 사조산업 소속 참치잡이 어선의 멸종위기종 불법포획 논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참치캔 선물세트 구입 강매 등 여러 구설수에 오른 것도 주 상무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이 생기게 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사조그룹 오너 3세 주지홍 사조산업 상무 [사진=사조산업]
사조그룹 오너 3세 주지홍 사조산업 상무 [사진=사조산업]

앞서 사조산업은 지난해 9월 멸종위기종으로 포획금지된 미흑점상어를 잡아 참치 포장재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원양어선 선장이 입건돼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기소유예돼 논란이 됐다.

또 사조산업은 약 7년 동안 명절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계열사가 제조한 선물세트를 강매하도록 해 올 초 공정위의 철퇴를 맞았다. 임직원들은 선물세트 판매량을 할당 받아 매일 판매 실적까지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회장 직속이자 주 상무가 총괄을 맡고 있는 경영관리실에서 판매현황을 챙겼을 뿐 아니라 판매가 부진할 경우 회장 명의의 공문을 보내 징계를 암시하는 등의 행동을 보였던 것으로 공정위 조사 결과 드러났다.

재계 관계자는 "주 회장이 사실상 경영권을 물려주면서 주 상무가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오너일가가 각종 논란에 대한 대응은 잘 하지 못하고 실적 개선을 위해서도 적극 나서지 않고 승계작업에만 골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룹 대내외적으로 신뢰를 많이 쌓고 있지 못한 듯 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주 회장은 주 상무에게 경영승계 과정에서 세금을 내지 않고 편법을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도 아들의 경영권 승계에 동원됐다고 의심하는 모양새다. 사조그룹이 중견기업에 속해 법의 사각지대 속에서 투명하지 못한 경영 방식을 택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국세청도 이를 수상히 여기고 2018년 사조해표, 2019년 사조산업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이후 사조그룹은 돌연 사조대림의 사조해표 흡수합병을 통해 편법 승계 의혹을 떨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잡음은 계속 일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오너일가나 사조그룹 측에선 적극적인 해명이나 사과에 나서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또 문제로 지적된 부분들에 대해서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태도를 보여 뭇매를 맞고 있다.

사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선 식품쪽 홍보만 담당하고 있어 따로 입장을 밝힐 것이 없고 관련 질문들에 대해서 답변할 수 있는 것도 제한적이다"며 "그룹에서 입장을 밝힐 만한 담당자도 없고 아는 내용도 없다"고 성의없게 답변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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