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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펀드 사정권 벗어난 계룡건설…외형성장 나선 이승찬


머스트, 계룡건설 지분 17.66→4.99%로 줄여…3년7개월만에 '엑시트'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계룡건설산업이 행동주의펀드 사정권에서 벗어난다. 가치투자펀드 머스트자산운용이 계룡건설 지분을 대거 처분, 사실상 엑시트(Exit)에 나서면서다. 이승찬 대표는 안정적인 경영권을 바탕으로 실적·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외형성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머스트자산운용은 지난 7일 계룡건설 보통주 3만7천765주(0.42%)를 장내매도했다고 공시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올해 1월3일 226주를 매각한 이후 8개월째 지분을 꾸준히 매각해 지난해 8월 17.66%에서 4.99%로 감소했다.

이로써 머스트자산운용 지분율은 지난 2017년1월 계룡건설 지분(5.09%)을 매입한 이후 3년7개월 만에 5% 아래로 낮아졌다. 지분율이 5% 미만으로 낮아지면 지분 변동 공시 의무가 사라지기 때문에 사실상 머스트자산운용이 계룡건설을 엑시트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계룡건설은 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올해 시공능력평가 18위를 기록한 중견건설사다. 하지만 계룡건설은 사모펀드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았다. 지난해 말 기준 이승찬 대표가 보유한 22.9%에 뒤이어 2대와 3대 주주는 각각 머스트자산운용(17.93%), 미국 투자자문사 피델리티(9.99%)로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물론 이들의 계룡건설 지분 투자목적은 단순투자다. 하지만 이들 펀드의 지분확보가 계룡건설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지난해 머스트자산운용은 돌연 태영건설의 지분율을 끌어올리며 보유목적을 경영참가로 변경하기도 하면서 계룡건설에도 암묵적인 위협으로 다가왔다.

더욱이 행동주의펀드들은 일정지분을 확보하며 적극적인 경영 간섭은 아니지만, 고배당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실제로 계룡건설은 그동안 무배당 기조를 유지해오다가 머스트자산운용이 지분을 확보한 다음해인 2018년부터 배당을 2년 연속 실시했다.

지난해에는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고배당을 유지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계룡건설의 연결기준 순이익은 전년 대비 26.8% 감소했지만, 배당성향은 4.97%에서 7.43%로 증가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9억원을, 피델리티는 5억원 수준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하지만 머스트자산운용이 계룡건설 지분 상당수를 처분하면서 이승찬 대표는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해졌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014년 총괄부사장에서 대표이사로 승진하면서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부실프로젝트를 정리해 원가율을 안정화하고 실적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다만 계룡건설의 경영실적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데다 재무구조 상태 역시 부실하다. 부채비율은 2018년 1분기 370.2%에서 2019년 1분기 279.5%로 대폭 개선됐지만 올해 1분기 또다시 305%로 치솟았다. 이 대표는 실적개선과 재무구조 안정을 통해 계룡건설을 전국구 건설사로 키우는 과제를 안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량 자산과 현금을 보유한 중견 건설사들이 행동주의펀드들의 직접적인 타깃에 되면서 안 그래도 정부 규제에 이어 이들의 눈치까지 보게 됐다"며 "머스트자산운용이 지분을 매각한 것은 그만큼 계룡건설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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