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주도 연어캔 시장, 참치캔에 무릎…역사속으로

첫 제품 출시 후 2년만 반짝 성장…대중화 실패로 CJ·동원·사조 손 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참치캔'에 맞서 식품업체들이 야심차게 내놨던 '연어캔' 제품이 국내 시장에서 결국 퇴출됐다. 비린 맛을 제대로 잡지 못한 데다 참치캔에 비해 30~40% 가량 가격이 비싸고 제품 활용도 면에서 '참치캔'과 차별화되지 못했던 것이 주효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017년 상반기, 롯데마트는 같은 해 말부터 연어캔 제품 발주를 중단했다. 이후부터 작년까지는 연어캔 재고만 판매했으며 현재는 진열대에서 제품들이 모두 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연어캔 시장이 2013년부터 2년간 반짝 떴지만 참치캔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맛도 떨어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며 "일부 업체들이 과감한 프로모션을 앞세워 연어캔 대중화에 힘썼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이 2013년 출시한 '알래스카 연어' [사진=CJ제일제당]

연어캔 제품에 가장 사활을 걸던 곳은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은 '스팸' 외에 명절 선물세트를 구성할 마땅한 상품이 없자 '참치캔' 시장을 겨냥해 지난 2013년 4월 업계 최초로 연어캔 제품을 내놓으며 마케팅 공세에 적극 나섰다. 앞서 2004년께 롯데푸드, 동원F&B에서 연어 가공캔 제품을 잠시 출시했었으나 직수입 제품이었다.

연어캔은 출시 당시만 해도 1세대 꽁치, 2세대 골뱅이, 3세대 참치에 이어 4세대 수산 통조림 캔으로 평가 받으며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CJ제일제당이 연어캔 시장을 형성하자 참치캔 업체인 동원F&B, 사조대림과 유통업체인 이마트도 제품을 출시해 경쟁에 뛰어들었다.

CJ제일제당 주도로 업체들의 프로모션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시장도 급속도로 커졌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연어캔 시장은 2014년 329억 원, 2015년 421억 원으로 첫 제품이 출시된 후 2년 만에 400억 원 규모를 형성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15년을 고점으로 연어캔의 인기는 급속히 식었다. 제품을 한 번 맛 본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낮아 재구매로 이어지지 못했던 것이 주요 원인이 됐다. 특히 맛이 비리고 연어캔을 활용한 요리법이 낮설었던 데다 참치캔, 꽁치캔 등 기존 수산캔에 비해 가격이 비싼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업계 관계자는 "생연어나 훈제연어를 먼저 접했던 소비자들에게 캔 연어의 식감과 향이 낯설게 느껴졌던 것도 대중화에 실패한 요인이 됐다"며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 속에 값 비싸고 식사 활용도가 낮은 연어캔이 상대적으로 외면받게 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연어캔 시장은 2016년부터 내리막길을 걷다 지난해에는 시장 자체가 사라졌다. 2016년 318억 원이었던 연어캔 시장은 2017년 180억 원, 2018년 98억 원 수준에서 2019년에는 시장 규모가 집계되지 않을 정도로 소액에 그쳤다. 이는 시장 성장성이 낮다고 판단한 업체들이 모두 제품 생산을 중단한 영향이 컸다.

실제로 이마트는 2016년 전후로 제품을 내놓지 않았고 동원F&B는 2018년 초에 연어캔 제품을 단종시켰다. 연어캔 시장에 가장 미련이 컸던 CJ제일제당은 '알래스카 연어'에서 '계절어보 알래스카 자연산연어'로 이름까지 바꾸며 시장 살리기에 나섰으나 결국 지난해 생산을 중단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연어캔 제품은 태국에 있는 OEM 공장을 통해 생산하던 제품"이라며 "지난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며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연어캔 제품을 단종시켰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어캔 시장이 참치캔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업체들의 기대와 달리 제품의 매력도가 떨어져 시장 성장성에 한계가 있었다"며 "업체들이 시장을 키우기 위해 마케팅에 투자를 많이 했지만 오점만 남겼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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