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가 바꾼 장보기 풍경…유통업계 지각변동 예고


외출 꺼리는 분위기에 오프라인 매출 '뚝'…배송 강한 온라인 '점프업'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덕분에 급성장한 온라인 쇼핑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또 다시 '도약(점프업)'을 노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 공포로 백화점,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꺼리게 된 소비자들이 집에서 온라인으로 '장보기'에 나서면서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중심으로 형성됐던 유통 시장에 대대적인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 쇼핑몰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과 골목상권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영세업자들의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이커머스 업체들은 주문 건수가 폭증해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휴점한 현대백화점 신촌점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실제로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은 '신종 코로나' 공포에 다중이용시설 출입을 꺼리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점포마다 한산한 모습이다.

백화점들은 신종 코로나 여파로 일부 점포가 문을 닫으면서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롯데는 국내 2~3차 감염자가 나온 이후 첫 주말인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5%나 줄었고, 중국인 관광객이 많았던 소공동 본점은 매출이 31.6%나 급감해 충격을 줬다.

여기에 지난 7일 23번째 확진자가 롯데백화점 본점에 다녀간 사실이 드러난 직후 주말 동안 영업을 중단한 탓에 최대 300억 원 가량의 피해도 추가로 발생했다. 이 여파로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롯데면세점 명동점도 문을 닫아 수백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매출이 각각 8.9%, 12.5% 줄었다. 특히 현대백화점의 경우 송도 프리미엄 아울렛에 19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후 매출이 80% 가량 꺾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지난 10일 이례적으로 방역 작업을 위해 백화점들이 대부분의 점포 문을 닫으면서 각 사별로 수백억 원의 매출 타격을 입었다.

면세점들은 '신종 코로나' 여파로 피해 규모가 백화점보다 더 컸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가 끝났음에도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던 중국인 보따리상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신라·신세계 등 주요 면세점들의 매출 하락 폭은 30~40% 가량으로, 각 업체들은 지난 4일부터 일제히 '단축영업'에 나섰다.

호텔업계의 피해도 상당하다. 2월은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레스토랑 고객이 많은 시점이지만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점차 늘어나면서 방문 예약을 취소하는 고객들이 급증해 각 호텔들은 울상이다. 또 '호텔 성수기'로 불리는 오는 14일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내걸었지만, 예약률이 예년보다 큰 폭으로 떨어져 매출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확진자가 다녀간 이마트도 마포점, 부천점, 군산점 등이 휴점해 수십억 원의 매출 피해를 입었다. 각 점포들이 방역 작업 후 운영을 재개했지만, 고객 수는 예전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롯데마트도 중국인 등 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서울역점 등 일부 점포를 중심으로 고객 수가 크게 감소했으며, 매출도 대폭 줄었다.

홈플러스는 현대아울렛 송도점에 확진자가 방문했다는 사실 때문에 인근에 위치한 인천송도점에 확진자 방문 관련 문의가 쏟아지면서 곤욕을 치렀다. 확진자는 이곳을 다녀가지 않았지만, 홈플러스는 이 점포의 문화센터 전 강좌를 휴강 조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점포 전반적으로 보면 크게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외국인 출입이 많거나 확진자가 다녀간 동선에 위치한 인근 점포들의 객수는 평소 대비 반 이상 줄었다"며 "매출도 전년 설 연휴 이후로 보면 10% 가까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한산해진 명동 거리 [사진=아이뉴스24 DB]

영세업자들도 신종 코로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소상공인 1천92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 관련 실태를 조사한 결과, 소상공인 10명 중 7명(67.1%)이 매출액이 매우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이어 30.8%의 소상공인도 매출 감소를 호소했고, 변동이 없거나 매출이 늘어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소상공인들의 매출 감소폭도 상당했다. 응답자 44%가 '절반 이상 줄었다'고 답했으며, 30~50% 이상 감소한 이들은 27.2%에 달했다. 또 응답한 이들 중 43.9%가 방문객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답했으며, 30~50% 감소가 27.1%로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소비자들의 카드 사용액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여신금융협회가 국회에 제출한 '신용·체크카드 가맹점 승인실적(주말기준)'에 따르면 설 연휴가 낀 주말인 25~26일의 카드 사용액은 2조867억 원으로 설 연휴 직전 주말(18~19일) 사용액인 3조7천667억 원과 비교해 44.6%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때는 의료, 대형마트, 레저 등 일부 업종에서만 소비가 줄었지만, 이번에는 전반적으로 소비 감소가 이뤄지고 있어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사람들이 외출 자체를 꺼리면서 오프라인 유통, 골목상권뿐만 아니라 이커머스 쪽에서도 패션, 뷰티 상품군 매출이 둔화되고 있어 걱정"이라고 밝혔다.

쿠팡이 지난 2일 게재한 배송지연 안내문 [사진=쿠팡 모바일 앱 캡처]

그러나 이커머스와 홈쇼핑 시장은 매출이 위생용품, 식품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활기찬 모습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27일에서 이달 2일까지 일주일간 고객 구매 성향을 분석한 결과 인터넷과 모바일 쇼핑 이용 고객이 평소보다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및 모바일 이용 고객의 체류시간도 평소보다 10% 이상 늘어났다.

11번가는 설 이후 약 2주간 매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농산물과 축산물 즉석식품이 전년 설 이후 2주 대비 각각 28%, 22%, 22%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스크, 손세정제 등도 폭증했다. 다만 의류, 뷰티 등 카테고리는 10~20%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SSG닷컴도 설 연휴가 끝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까지 전체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설 이후 동기간 대비 매출이 57%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선식품, 가공식품, 간편식 등 전체 식품 카테고리 매출이 전반적으로 30% 늘었으며, HMR과 반찬, 밀키트 등 간편식은 55%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는 대형마트 매출은 줄었지만, 온라인몰 매출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8일까지 롯데마트몰 매출은 전년 동요일 대비 44.2% 증가했다. 방문 고객 수도 전년 동기 보다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으며, 당일배송 주문건수도 훌쩍 뛰었다.

[사진=마켓컬리]

마켓컬리, 쿠팡은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한동안 배송이 지연될 정도로 주문량이 폭증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설 연휴 이후 2주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간 대비 103%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쿠팡은 지난달 28일 로켓배송 출고량이 330만 건을 기록,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일일 평균 출고량(약 170만 건)의 약 2배다. 이로 인해 지난 2일에는 새벽배송이 최대 2시간 정도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 메르스 때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외출을 줄이고 인터넷 등으로 생필품을 주문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했다"며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로 다중이용시설을 기피하는 현상이 더 심화되면서 유통 시장의 주도권이 완전히 온라인으로 기울어진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대형마트들은 지난해 영업익 급감으로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오프라인 시장 최후의 보루로 여겼던 식품 시장의 주도권마저 이번에 온라인으로 뺏긴 모습"이라며 "이커머스와 경쟁을 벌이기 위해 초저가 상품도 내걸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크게 떨어져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염 우려에 따른 고객 감소로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매출 감소를 피하기 어렵다"며 "신종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시장은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새벽 배송 등 배송 인프라를 바탕으로 신선식품 상품군을 잘 갖춰 놓은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이 가장 큰 수혜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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