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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롯데 주총 D-데이…관전 포인트는?


경영권 분쟁 '종결'…신동빈, 호텔롯데 재상장 청사진 제시 여부 관심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지난해 10월 경영복귀 후 처음 일본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참석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주주 설득을 위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 회장 재판이 아직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호텔롯데 재상장'이라는 문제도 풀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이날 주총에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 복귀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26일 롯데 등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이날 일본 도쿄 신주쿠 사무실에서 열리는 일본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 참석한다. 신동주 전 부회장 역시 이번 주총에 참석해 자신의 '이사 선임 건'만 안건으로 제안한다.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던 2015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총 5차례에 걸쳐 일본 주총에 제출한 신 회장의 해임안을 이번에는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신 전 부회장은 '화해' 차원이라는 주장이지만, 실제로는 신 회장의 2년 이사 임기가 올해 만료된 데에 따라 해임안 제출이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본 주총에선 '신 회장의 이사 재선임안'이 이미 제출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신규 임원 선임이 상법 절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고, 특정 주주 개인 의지로 결정되는 부분이 아니다"며 "상법 절차에 따라 움직이는 기업의 일과 사적인 부분은 구분돼야 하는데, 신 전 부회장이 '화해'라고 주장하며 이를 경영권 복귀용으로 이용하려는 태도는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 회장 해임 건을 제출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이를 '화해 제안'으로 포장하고, 자신의 이사 선임안을 제출한 상태에서 화해 제안을 종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경영권 표대결을 염두에 둔 명분쌓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이번 주총에서 '신 회장의 이사 재선임안'과 신 전 부회장 스스로 제안한 '자신의 이사 선임 건'의 결과는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게 재계의 예상이다. 신 회장은 주주들의 신임을 받고 있는 만큼 이사로 재선임될 것이 확실하지만, 한·일 재판에서 연이어 참패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는 이번에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일본 주총을 통해 다섯 차례 자신의 이사 선임안을 제안해 경영복귀를 꾸준히 시도해 왔다. 또 경영권 분쟁 후 롯데그룹 주도권을 상실하자 여러 차례 임시주총을 소집해 신 회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애썼다.

실제로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총이 열렸던 2015년 1월 롯데홀딩스를 포함해 롯데, 롯데상사, 롯데아이스에서 해임된 신 전 부회장은 이듬해 3월 '현 경영진 해임 및 본인 포함 새로운 경영진 선임'을 제안키 위해 임시주총을 소집했으나 부결됐다. 또 같은 해 6월 열린 정기주총에서도 현 경영진 해임안 등을 제안했으나 부결됐고, 2017년 6월 정기주총에서도 새로운 경영진 선임건을 제안했으나 통과되지 않았다.

이후 2017년 9월에는 롯데쇼핑·롯데칠성·롯데푸드·롯데제과 보유 주식 대부분을 매각했고, 2018년 3월에도 한국후지필름·롯데상사 등의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해 롯데 내 입지를 스스로 축소시켰다. 이후 지난해 6월 정기주총에서도 또 다시 신 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 해임안과 자신의 경영진 선임을 제안했지만 주주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은 '자신의 이사 선임' 안을 또 다시 요구하고 있지만, 이번에도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중론이다. 이미 신 전 부회장이 한국과 일본 법원에서 ▲경영자로서 부적격 ▲윤리의식 결여 ▲해사 행위 등의 이유로 해임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받은 바 있고, 과거 재직 당시 일본 롯데 임직원 이메일 사찰 문제도 있어 임직원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자신의 이사직 해임이 부당하다며 일본 대법원에 상고한 3심에서 최종 패소하며 복귀 명분이 모두 사라진 상태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신 회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진행됐던 주총에서도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해 외부에선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종식됐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바 있다. 여기에 일본 내 지분도 광윤사 지분 '50%+1주'를 보유한 상태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 없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보유한 광윤사의 대주주로서 앞서 총 4번의 주총을 통해 신 회장과 표 대결을 벌였지만 모두 패했다.

반면,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 지분율이 과거 1.38%에서 최근 4%까지 늘어나 개인 최대주주가 되면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일 법원이 신 전 부회장의 해임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경영자로서 자격이 없다는 부분이 공식화됐다"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각종 거짓 폭로와 소송 제기로 기업 경영에 해를 끼쳤을 뿐만 아니라 과거 경영에 참여했을 당시에도 성과가 없었다는 점 등으로 신 전 부회장에 대한 주주와 임직원들의 불신은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아버지인 신격호 명예회장으로부터 증여 받은 한국 롯데 주식을 팔아 현금을 챙겼기 때문에 주주로서의 입지는 크게 약화된 상황"이라며 "법적 후견인이 있어 아버지를 내세워 분쟁에 활용할 수 없다는 점도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뼈아플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이에 따라 롯데 경영권 분쟁은 이번 주총 결과를 기점으로 4년 만에 사실상 완전히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또 신 회장은 한·일 롯데 '원톱'으로 다시 한 번 입지를 굳건히 하며 호텔롯데 재상장에 대한 청사진을 이날 주총에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2016년부터 '원(One) 롯데'를 외치며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했으나, 면세점으로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며 검찰 조사를 받게 돼 결국 성사시키지 못했다. 그러나 호텔롯데 재상장 추진이 시급한 만큼 이번 주총에서 일본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친화 정책 등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은 롯데가 '한국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으로 그 동안 호텔롯데 상장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가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과제로, 지주사와 합병을 하기 위해서는 상장을 통해 기준 일본 주주들의 지분율을 희석시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롯데지주는 최근 해외 호텔사업 핵심인 롯데유럽홀딩스 지분 26%를 호텔롯데에 매각하기도 했다.

한국 롯데 여러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와 광윤사(5.45%), 여러 L투자회사 등 일본계 지분율이 99%에 달하는 등 여전히 일본 롯데의 영향권 아래에 놓여 있다. 신 회장은 일본계 지분율을 50% 이하로 낮춰 지배구조 개선을 이뤄낸다는 복안이다.

재계는 지난해 10월 신 회장이 경영복귀한 후 처음 참석하는 일본 롯데 주총인 만큼, 신 회장이 호텔롯데 재상장에 대한 로드맵을 이번 주총에서 어떻게 제시할지를 두고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신 회장의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일본 주주들이 신 회장을 얼마나 신임할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호텔롯데가 중국 사드 보복, 경쟁 격화 등으로 핵심 사업인 면세점에서 수익성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어 재상장 추진이 단기간 내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상태"라며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이날 신 회장이 일본 주주들에게 재상장을 위한 어떤 청사진을 내놓을 지 기대된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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