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6년째 제자리' 상암 롯데몰…늑장 행정에 주민만 '부글부글'

서울시 이어 감사원도 감사 결과 발표 늑장…"소비자 편익 침해" 반발


[아이뉴스24 장유미, 이현석 기자] 서울 디지털미디어시티역 2번 출구를 나오면 황무지로 방치된 빈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인근에 높은 빌딩들이 들어선 것과 대조적으로, 이곳은 지하철역 바로 앞인 '알짜배기' 땅임에도 잡초들만 무성하게 들어차 있었다. 이런 탓에 주변 지역은 오히려 슬럼화한 듯한 인상이 풍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2013년 4월 이곳에 복합쇼핑몰을 지으려고 땅을 매입했지만, 여전히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속만 끓이고 있다. '골목상권 침해'를 이유로 이 지역 인근 점포 상인들과 분쟁이 있었던 데다, 부지를 판매한 서울시가 인허가를 제대로 내주지 않은 탓이다.

'상암 롯데몰' 인허가와 관련해 서울시가 몇 년간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을 두고 지난해 11월 감사원이 나서 해결해주는 듯 했지만, 감사원마저 행정 처리를 지연시켜 오히려 개발 속도를 더디게 했다. 감사원은 상암 롯데몰 개발이 지연되는 이유와 함께 인허가 과정에서 서울시의 불합리한 행정 절차는 없었는지 등을 들여다본다고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결과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개발을 빨리 진행시키고자 서울시에 행정소송을 걸었고, 이후 서울시와 인허가 행정 일정을 조정키로 합의하며 분위기가 좋게 이어졌지만 지난해 말 갑자기 '감사'라는 암초를 만났다"며 "3월 말, 4월 초쯤 감사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현재로선 언제 감사가 끝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2013년 서울시가 롯데쇼핑에 매각한 이후 6년째 공터로 남아있는 상암 롯데몰 부지. [사진=이현석기자]

상암 롯데몰은 2013년 롯데쇼핑이 서울시로부터 지하철 6호선 DMC역 인근 부지(2만644㎡)를 1천972억 원에 매입한 이후 6년째 개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3개 필지 중 가장 큰 필지(8천162㎡)를 비(非)판매시설인 오피스텔로 사용하고, 나머지 2개 필지(6천162㎡, 6천319㎡)를 통으로 묶어 복합쇼핑몰로 개발하는 '합필' 방식을 제시했지만, 망원시장 등 인근 소상공인들은 여전히 반대하고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소비자 편익'을 보장받지 못한 지역 주민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서울시에서 롯데 측에 땅만 팔고 일부 상인들 눈치를 보느라 노른자 땅을 개발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 상암 롯데몰 개장을 기다리는 주민들 입장이다.

지난 20일 만난 한 주민은 "상암동에 망원시장으로 쇼핑을 나가는 주민은 매우 적다"며 "망원시장 상권 보호를 위해 좋은 입지의 부지를 몇 년씩이나 내버려 두고 있는 현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롯데가 알짜배기 땅을 개발하지 않으면서 지역 전체 분위기도 침체된 탓에 상권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대형마트 같은 쇼핑 편의시설이 들어온다면 지역에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주민은 "합정역 메세나폴리스 건설시 망원시장 상인들이 거액의 보상금을 받았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보상금 문제로 배후에서 집단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상암동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법적으로 대형마트 규제는 재래시장에서 2km 이내인데 망원시장은 3km 가량 떨어져 있어서 상권이 달라 그 시장 상인들이 반대하는 것을 이유로 개발에 나서지 않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서울시가 판단한 것과 달리 지역 상인회도 초기에만 반대했지, 불경기에 상권이 죽어가는 만큼 이제 롯데가 상암동에 하루 속히 건설하기를 바라는 눈치"라고 말했다.

실제로 망원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일부 상인들도 최근 상암 롯데몰 개발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망원시장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최근 젊은이들이 망원시장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시장 특유의 경쟁력 덕분에 찾는 이들도 전보다 늘었다"며 "롯데가 상암동에 들어온다고 해도 큰 타격을 입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2013년 서울시가 롯데쇼핑에 매각한 이후 6년째 공터로 남아있는 상암 롯데몰 부지 인근 전경 [사진=이현석기자]

이처럼 지역 주민들도 '소비자 편익'을 보장받지 못해 불편함이 가중되면서 롯데의 상암동 진출을 원하고 있지만, 서울시와 감사원은 여전히 느긋한 태도만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감사가 진행되고 있고, 롯데가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을 연계해 개발 계획을 제대로 짜지 않은 것이라는 핑계만 쏟아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15년 7월과 12월 두 차례 심의하고도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롯데는 어떤 결정이든 내려 달라고 서울시에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서울시를 상대로 '쇼핑몰 건립 심의를 재개해 달라'며 행정소송까지 냈다. 서울시는 그제야 지난해 5월 위원회에 개발 계획 원안을 안건으로 올렸지만 또 '보류' 처분을 내렸다. 또 같은 해 6월 27일 네 번째 심의에서는 결국 기존 개발 계획안을 폐지하고, DMC역과 연계한 수정 계획안을 가져오라고 결정했다.

서울시 도시관리과 관계자는 "DMC역과의 통합 연계안이 부족한 측면이 있어 상암 롯데몰 개발과 관련한 결정안을 부결시켰다"며 "이후 롯데로부터 별다른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이어 "DMC역과의 통합 연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주된 부결 이유"라며 "지역 상권과의 상생안 부족 이슈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와 관련된 진행 사항에 대해선 말하기 어렵다"며 "감사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정하고 엄정하게 감사를 처리하기 위해 시간이 좀 걸리는 부분은 있을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롯데가 피해를 입는 부분에 대해선) 어쩔 수 없는 일로 이해를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매번 신규 출점 할 때마다 상생 논리에 가로막혀 매장 개발에 적극 나서기 어렵다 보니 출점 절벽에 직면한 상태"라며 "지자체나 정부도 점포 입점을 반대하는 일부 상인들과 찬성하는 주민 사이에서 중재를 제대로 하지 않고 눈치만 보는 탓에 답답할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이현석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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