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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모리스, '아이코스' 신제품 韓·日 동시 공개…격차 벌일까?


연사 등 기능 강화된 '아이코스 3·멀티' 2가지 출시…경쟁사 추격 방어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이 23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아이코스' 신제품인 '아이코스 3'와 '아이코스 3 멀티'를 공개했다. '아이코스'의 선풍적인 인기로 두 나라에서 궐련형 담배 시장이 1년 여 만에 급성장한 데다 배터리 교체 시기가 다가오면서 경쟁사들의 견제가 심해 점유율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들어서다.

이날 공개된 '아이코스 3'와 '아이코스 3 멀티'는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해 디자인과 배터리 충전 기능이 대폭 향상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아이코스 멀티'에는 그동안 담배를 필 때마다 충전해야 했던 '아이코스'의 가장 큰 단점을 보완해 한 번 충전으로 연속 흡연이 가능한 '연사 기능'이 처음 도입됐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스위스에 있는 R&D 센터에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기기 보완을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며 "경쟁사의 제품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시점에 맞춰 이번에 신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이코스 3 멀티'는 이달 초 출시된 KT&G의 '릴 미니'처럼 초소형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분 혹은 14모금, 10회 연속 흡연이 가능하다. 포켓충전기에 '마그네틱 락'이 적용돼 홀더를 더 쉽고 확실하게 충전할 수 있고, 자동으로 뚜껑 개폐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 포켓충전기 배터리 충전 시간은 75분, 최대 연속 사용시간은 60분으로, 경쟁사 동급 대비 약 70% 가량 길다. 10~20회 가량 사용 시 자동으로 기기가 청소되고, 색상은 골드, 블랙, 블루, 화이트 등 총 4종이다.

'아이코스 3'는 기존 기기처럼 연사 기능은 없는 대신 충전 기능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포켓충전기는 120분, 홀더는 3분 30초에 충전이 완료되며 배터리 수명은 기존보다 2배 더 길어져 기기 구입 시 2년 넘게 사용할 수 있다. 또 이전보다 심플한 디자인이 적용됐으며 포켓충전기 크기가 작아져 휴대성을 높였다. 여기에 '쉘(Shell) 디자인'을 적용해 기기 전체가 더 견고해졌으며, 15~25회 사용했을 때마다 자동으로 기기가 청소된다. 색상은 '아이코스 멀티'와 동일하다.

또 필립모리스는 좀 더 쉽게 홀더를 청소할 수 있도록 '아이코스 3'와 '아이코스 3 멀티' 키트에 '아이코스 이지 클리너'를 함께 제공한다. '아이코스 이지 클리너'는 블레이드 손상을 방지하고, 쉽고 빠르게 홀더 내부를 청소할 수 있는 도구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아이코스는 기기를 자주 청소하지 않으면 냄새가 많이 나고, 출시 초기에 블레이드 부러짐이 많아 교환이 많이 일어나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았다"며 "이번 새로운 기기들은 이 같은 불만 사항들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필립모리스는 '담배 연기 없는 미래'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혁신적인 제품의 연구와 개발에 지난 15년간 5조 원 이상을 투자했다"며 "아이코스 3와 아이코스 3 멀티는 성인 흡연자들이 불로 태우는 일반 담배보다 더 나은 대체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최근 경쟁사인 KT&G와 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BAT)가 각각 '릴'과 '글로'의 신제품을 내놓으며 공격적으로 나서자, 한국필립모리스가 이들의 거센 추격을 막기 위해 신제품 출시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고 있다.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업그레이드한 '릴 플러스'에 이어 '릴 미니'를 이달에 출시했으며, 지난 3일부터 플래그십 스토어 '릴 미니멀리움'에서 매일 100대 한정으로 판매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릴 미니'는 초소형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 충전으로 10회 연속 흡연이 가능하며, 4단계 표시등을 통해 배터리 잔량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 새로운 스틱포켓을 적용해 기기에 남는 잔여물 제거도 더 쉬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KT&G가 후발 주자이지만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기기를 계속 출시하며 소비자들을 공략해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기존 '릴' 수요층보다 새롭게 궐련형 전자담배를 접하려는 신규 소비자와 경쟁사 제품 사용자를 동시에 흡수하기 위해 출시 시기도 예상보다 좀 더 앞당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BAT코리아도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글로' 시리즈 2를 공개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글로 시리즈 2는 기존보다 그립감과 규격, 디자인 등이 개선됐으며, 최다 30회까지 연속 사용이 가능하도록 배터리 기능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BAT코리아는 지난해 8월 궐련형 전자담배를 처음 선보였으나, 같은 해 출시한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와 KT&G '릴'에 밀려 시장 점유율 3위에 머물렀다. '글로'는 그동안 경쟁사 제품에 비해 제품 성능과 마케팅, 영업역량, 담배 맛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장에서 고전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아이코스가 50~60%로 과반이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고, 릴이 30~40%, 글로가 5~10%를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아이코스가 60~70%, 릴이 20~30%, 글로가 5% 내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중요한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일본에서 '아이코스'를 먼저 출시한 후 국내에 출시했던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아이코스'를 선보였다"며 "필립모리스는 기존 '아이코스' 제품이 한국에서 시장 선점 효과를 확실하게 누린 만큼 이번 신제품 출시로 KT&G의 적극적인 추격을 뿌리치고 업계 1위 자리를 확실하게 굳히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세계 43개 시장에서 '아이코스'를 판매하고 있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은 이번 신제품 출시로 내년에 실적 성장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은 '아이코스'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 115억 달러(한화 13조237억 원), 매출액 287억 달러(한화 32조5천27억 원)를 기록,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담배 시장에서 28%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업계 1위를 유지했다. 특히 일본·한국 등에서 '아이코스'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아시아 점유율은 37.5%로 높게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1위인 일본에서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의 선풍적인 인기로 올해 8월 기준 시장 점유율이 22.2%까지 치솟았다. 덕분에 '아이코스'의 전 세계 담배 시장 점유율 역시 지난해 3분기 0.9%에서 올해 3분기 1.7%로 0.8%p 상승했다.

일본의 10분의 1 가량인 한국 시장 규모는 현재 3억7천360만 달러로, 향후 5년간 연평균 16.7% 성장해 2020년에는 전체 담배 시장에서 33% 가량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의 폭발적인 성장 덕분에 지난해 하반기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며 "외형과 이익이 동시에 증가하는 구조가 갖춰진 것으로 보이는 데다 현재 정체 상태에 머물고 있는 '아이코스'의 판매량이 신제품 출시로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성장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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