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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좁다"…성장 한계 느낀 편의점, 해외 출점 속도


국내 시장 포화·규제로 몸살…CU·GS25, 이란·베트남·몽골 신시장 개척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국내 성장에 한계를 느낀 편의점들이 앞다퉈 해외 신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국내 편의점 시장이 무분별한 출점으로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경쟁이 심해진 데다 최저임금 인상, 비싼 임대료, 정부 압박 등으로 상황이 어려워지자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GS25' 운영업체인 GS리테일은 지난해부터 이란·베트남·몽골 등에 편의점을 오픈해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편의점 중 가장 먼저 해외에 진출한 것은 CU로, 지난해 11월 현지 업체인 엔텍합 투자그룹 내 신설법인 '이데 엔텍합'과 마스터 프랜차이즈(현지 업체에 사업권을 주고 수수료와 사용료를 받는 방식) 계약을 맺고 이란 시장에 진출했다. 현지 브랜드명은 '나의 선택 CU'란 의미의 현지어 '엔텍합애만 CU'로, 가맹 로열티는 300만 유로(약 40억원)다.

점포 수는 작년 11월 테헤란에 1호점을 오픈한 후 현재 9개까지 늘었다. 1호점은 편의점과 패스트푸드 카페가 결합된 형태로, 한국에 있는 일반 매장보다 먹거리가 강화됐다. 특히 현지에서 판매가 금지된 주류 대신 즉석 조리 식품을 확대하는 등 이란 현지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전략'을 세운 것도 특징이다. BGF리테일과 엔텍합그룹은 앞으로 이란 테헤란 내 주요 상권으로 점포 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홍정국 BGF리테일 부사장은 "이란은 아시아·중동·유럽 대륙을 잇는 전략적 거점이자, 인구 8천만 명의 중동 최대 시장"이라며 "성공적으로 이란 시장에 안착한 후 신흥 시장 등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CU는 두 번째 해외 진출 국가를 몽골로 정하고, 이달 23일 수도 울란바토르에 6개 매장을 오픈했다. 몽골은 한국 문화에 익숙하고 한국 상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편인 데다, 전체 인구 가운데 35세 미만 청년층이 약 65%를 차지해 유통업체들이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시장이다.

CU는 몽골 진출을 위해 지난 4월 몽골 현지 기업인 센트럴 익스프레스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CU 몽골 매장은 간편하게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즉석조리와 휴게 공간, 다양한 한국 상품이 있는 특화존 등으로 구성됐다. 또 매장에서 직접 조리한 한국식 토스트, 핫도그와 함께 호쇼르(몽골식 튀김만두), 김밥, 도시락 등 먹거리 상품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CU는 몽골 매장에서 즉석 원두커피인 '카페 겟(Cafe GET)' 등 다양한 음료도 판매한다. 향후에는 입지별 특성을 반영해 떡볶이, 즉석라면 등 한국식 먹거리와 디저트 제품을 확대하고, 한국 화장품 등 100여 개가 넘는 한국 인기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CU 관계자는 "몽골은 아직까지 편의점 시장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아 시장 전망이 밝은 편"이라며 "이란 몽골 외에도 급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은 "CU는 2012년 브랜드 독립 이후 해외 브랜드를 사용하던 '프랜차이지' 기업에서 해외에서 로열티를 벌어들이는 '프랜차이저'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며 "해외에서 쌓은 유통역량을 활용해 국내 편의점 시장에서 내실 있는 성장을 하는 동시에 글로벌 유통 그룹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 베트남 호치민에 해외 첫 매장을 오픈한 GS25도 신시장 개척에 공들이고 있다.

베트남 손킴그룹과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한 GS25는 호치민 내 구매력이 높다고 판단되는 오피스, 호텔, 레지던스가 밀집된 상권을 선택해 점포 수를 늘려 현재 베트남에서 1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달에 1개 점포를 더 오픈해 17개점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GS25 관계자는 "4호점까지 직장인 고객이 많은 오피스 상권 위주로 오픈을 진행한 이후 5호점부터는 주거 상권과 학교 등 다양한 상권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철저한 한류와 현지화를 적절히 조화시키며 고객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GS25에서는 주먹밥(삼각김밥), 김밥, 도시락, 샌드위치 등 20여종의 신선식품을 현지 공장에서 제조해 판매하고 있으며, 즉석 조리 상품을 포함해 먹거리 상품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또 베트남 GS25는 업계 최초로 오토바이 드라이브 스루 점포를 오픈했다.

GS25 관계자는 "올해 안에 30개 점포를 호치민시 위주로 오픈하면서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인 후 2년 내 하노이 등으로 진출하면서 베트남 전국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10년 내 베트남에 2천 개까지 점포를 늘려나갈 계획이며, 캄보디아 등 인근 동남아 국가와 중국 진출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24는 2020년까지 국내에 점포 6천개를 오픈,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들이 해외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선 것은 신성장동력 확보도 있지만 국내에서 각종 규제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성장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며 "국내 시장 상황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어 해외에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국내 편의점들의 움직임은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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