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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업 쑥쑥 크는데 국내기업은 규제에 '발목'


"콘텐츠와 광고 구분, 국내 포털에만 차별적 잣대"

[아이뉴스24 민혜정기자] 해외기업이 국내에서 사용성, 매출 모두에서 성장하고 있는 반면 국내 기업에는 규제로 인해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포털 업체들의 주수익원이 되는 검색 광고에서도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네이버 등 국내 사업자들은 광고 영역에 음영을 넣고 'AD' 마크 대신 'OOO 관련 광고입니다'라는 문구를 표기하는 등의 방식을 운영해왔다. 네이버와 다음의 경우, 공정위가 PC 광고에서 같은 사항을 동의의결안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국내 규제 때문으로 애초 구글로 인해 도입됐다가 정작 현재는 국내업체에만 적용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국내 규제 당국은 구글의 검색 광고에는 음영이 적용돼 일반 검색 결과와 광고가 확연히 구분되는 반면 네이버와 다음은 그렇지 않아 사용자가 혼동할 수 있다며 이를 문제삼았다 .

결국 미래창조과학부는 2013년 10월 포털 사업자에게 광고와 그 외 검색결과를 명확하게 구분할 것을 권고했다. '구글 방식' 도입을 권한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포털인 네이버, 다음, 네이트는 정부 가이드라인 발표에 맞춰 권고안을 수용, 현재까지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네이버는 2013년 10월부터 검색광고에 음영을 표기했고, 카카오(다음)도 11월부터 검색광고 부분에 음영 표시를 했다.

업계 관계자는 "검색광고의 경우, 사용자의 검색의도가 상품 구매에 있는 만큼 광고도 정보로서 기능하고 있는데 이러한 서비스 모델을 이해하지 못한 규제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유승희 민주당 의원도 "미래부 가이드라인은 국내 인터넷 포털들에는 사실상 구속력을 즉각 발휘한 것"이라며 "반면 해외포털은 이러한 한국 시장에서만 특수하게 적용되는 '검색 지침'을 따를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미래부의 권고안은 국내 인터넷 사업자만 족쇄를 채우는 것으로 작용하고 해외 검색 서비스 사업자들은 또 다른 반사이익을 볼 것이 뻔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모범사례라던 구글은 국내 가이드라인 벗어나

문제는 국내 업계가 예상했던대로 구글은 오히려 광고에 음영을 제거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구글은 2013년 11월부터 광고 영역을 표시하는 음영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광고영역에 대한 음영을 제거하는 대신 개별 광고마다 '광고'라는 표시를 붙이는 방식을 쓰고 있는 것.

또 구글은 검색결과 우측 영역을 'Sponsored links'에서 'Ads'로 바꾸고 해당 광고 영역에서는 개별 광고 표기를 하지 않는 등 광고와 일반 검색 결과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현재는 광고 영역에 대한 별도의 구분 없이 개별 광고 사이트 옆에 ‘광고’라는 표시를 노출하고 있다. 구글 측이 사실상 정부 권고안을 무시한 채 자율적인 운영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도 이 같은 국내 규제 사각지대에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들 SNS에선 사용자가 친구들의 콘텐츠를 받아보는 '뉴스피드' 영역 사이에 광고가 들어가고, 해당 광고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했다.

콘텐츠와 광고의 차이가 없는 셈인데, 이에 대한 규제는 없는 셈이다. 페이스북의 국내 광고 매출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외기업인 이베이가 운영하는 옥션과 지마켓 역시 상품 검색 결과 중 광고 영역에 음영을 넣지 않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작년 11월에야 동의의결 대상이 아닌 다음 모바일 검색만 음영을 지우고 개별 광고 사이트에 '광고' 표시를 하기 시작했다. 네이버의 경우는 여전히 PC와 모바일 검색광고 모두 배경색을 두고 있다. 단, 작년 말 출시한 쇼핑검색광고에만 상품 단위의 '광고'를 표시하고 있다.

이같이 국내외 기업에 대한 차별적 규제는 결과적으로 해외기업에 더 유리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16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광고와 정보를 구분하는 인식률과 광고에 대한 방해 인식률 모두에서 구글은 네이버와 다음보다 낮게 나타났다.

또 KISDI 보고서에 따르면 검색결과에서 광고가 방해된다고 인식한 비율 역시 무선을 기준으로 다음(47.7%), 네이버(46.0%), 구글(38.9%) 순으로 나타났다.

KISDI는 보고서에 "2013년 미래부에서 제정된 ‘인터넷검색서비스가이드라인'을 통해 검색광고에 대한 표시기준을 마련한 이후의 웹페이지 디자인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EU, 러시아, 일본에서는 자국 산업을 키우기 위해 미국 기업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자국기업에 차별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경우가 많다"며 "무한 경쟁 시대 이 같은 환경에서는 해외 기업들의 국내 침투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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