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오는 2035년 정도에 연간 100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신기술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CCS연구단 박영철 박사 연구팀이 새로 개발한 건식 흡수제를 이용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집하고 평균 96.5%의 고농도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하루 1kg 이상 회수하는 실증에도 성공해 상용화에 한 발짝 다가섰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3년에 최초로 400PPM을 돌파해 2023년 427PPM으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연평균 온도는 1.1도 상승해 지구가열화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나타냈다.
![하루 1kg 급 DAC 연속 고정층 시스템. [사진=에너지연]](https://image.inews24.com/v1/7ef41303010d07.jpg)
발전소, 공장 등 대표적 이산화탄소 배출 시설에는 이미 많은 개발이 이뤄진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대기 중에 퍼진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잡아내는 직접 공기 포집 기술(DAC)이 주목받는 이유다.
DAC 기술에는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성질을 가진 아민 기반의 건식흡수제를 주로 사용한다. 흡수제가 이산화탄소를 머금은 뒤 100도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하고 순수한 이산화탄소만 회수하는 원리다.
아민 흡수제는 고온 환경에서 내구성이 떨어져 성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진공 환경에서 이산화탄소를 회수하는 등 다양한 대안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 아직 상용화에 이르지 못했다.
연구팀은 기존 흡수제가 고온 환경의 내구성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아민 기반 건식흡수제(SMKIER-1)를 자체 개발했다.
기존 흡수제는 이산화탄소를 강하게 흡수하는 아민과 아민을 잡아주는 실리카 지지체로 구성돼 있다. 아민이 가진 이산화탄소와 결합력이 너무 강해서 다시 떼어내려면 많은 열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열에 대한 내구성이 낮은 아민이 쉽게 손상되고 성능 저하를 일으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아민에 고리화합물 형태의 첨가제를 추가했다. 추가된 첨가제는 이산화탄소와 결합력을 낮추면서도 아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함께 수행해 열로 인한 손상을 막아준다.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 흡수, 회수에 들어가는 에너지는 줄이고 100도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고순도의 이산화탄소를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개발한 흡수제를 공정에 적용하고 350시간 이상 연속 운전 실증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하루 1kg의 이산화탄소를 96.5%의 고순도로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국내에 보고된 최초 사례다.
연구팀은 올해 중 하루 이산화탄소 10kg을 포집할 수 있는 공정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하루 200kg급의 단계적 규모 확대를 통해 2030년 상용화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35년까지 연간 100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실증 설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책임자인 박영철 박사는 “이번 기술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궁극적으로 연간 수백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의 첫발을 내디뎠다”며 “이를 통해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노력에 중요한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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