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탄핵정국 여파로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기업 심리가 약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하락했다. 국내 기업은 수출로 먹고사는 만큼 고환율이 고비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7.0으로 전월보다 4.5p(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월(-5.6p) 하락한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100보다 크면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기업심리는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악화했다. 비제조업의 기업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5p 하락한 87.1로 나타났다. 채산성(-1.5p)과 자금 사정(-1.5p) 감소가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비제조업 기업 심리 하락 폭은 지난해 10월(-7.4p) 하락한 이후 최저치다.
제조업의 기업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3.7p 하락한 86.9를 기록했다. 업황(-1.3p)과 자금 사정(-1.3p) 악화가 주된 요인이었다. 제조업도 2022년 9월(-5.6p) 하락한 이후 가장 많이 하락했다.
고환율로 반도체와 자동차, 건설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다. 이차전지와 케이블뿐만 아니라 전기장비와 전자·영상·통신장비, 금속가공도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 비용이 증가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2.8p 낮아진 87.1을 기록했다. 지난 9월(-3.2p) 이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중소기업은 3.5p 하락한 84.6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월(-5.3p) 이후 1개월 만에 최대 하락했다.
기업 형태별로는 내수기업이 4.4p 하락한 84.2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5.2p) 이후 가장 많이 하락했다. 수출기업은 1.2p 떨어진 89.7을 기록했다.
내년 1월 경기는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악화할 것이라고 보는 기업이 많았다. 2025년 1월 기업심리지수 전망은 비제조업이 전월 대비 10p 하락한 80.3 기록했다. 이는 2020년 4월(-23.5p)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제조업은 전월 대비 3.7p 하락한 85.2로 전망됐다. 제조업 전망도 지난해 10월(-4.5p) 이후 가장 크게 떨어졌다.
탄핵정국 여파도 기업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내년 출범하는 데다 중국의 경기 둔화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데 국내 불확실까지 더해진 것이다.
황희진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정치 불확실이 확대되면서 소비심리는 위축되고 환율이 상승하고 있다"며 "내년 초에도 서비스업과 도소매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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