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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반대' 당론으로…국민의힘, 尹과 '동반 몰락' 가나 [종합]


지도부, 최고위서 "尹 탄핵 막아야"
의원총회 열고 '탄핵 부결' 당론 지정
전문가들 "與, 윤심만 따르다간 큰일"
당 내부, '당론'과 반대 목소리 감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국민의힘이 5일 계엄 사태 관련 '야 6당 주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한목소리로 '수용 불가'를 주장하고 나섰다. 탄핵 찬성 여론이 상당한 상황에서 당의 진로만을 걱정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야 6당이 발의한 '계엄 사태 관련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관련해 "범죄 혐의를 피하려고 정권 잡으려는 세력을 막아야 한다"면서 "준비없는 혼란으로 인한 국민과 지지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탄핵이)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다만 "대통령의 위헌적 계엄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계엄 선포 최초 시점부터 국민 분노와 애국심에 함께했고, 앞으로도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동훈 절충안 "윤석열 탈당"

한 대표는 위기 수습 방안으로 '윤 대통령 탈당'을 재차 요구했다. 그는 "어제 최고위에서도 말했지만 이번 사태는 자유민주주의 정당인 우리의 정신과 크게 벗어난다"며 "제가 책임지고 앞장서서 이 사태를 수습하겠다"고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더 결의에 찬 모습이었다. 그는 야 6당의 탄핵소추안을 "국론 분열과 갈등을 부추길 것이고, 대한민국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삼권분립에 대한 위협"이라며 "대통령 탄핵을 108명 의원의 총의를 모아 반드시 부결시킬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장동혁 최고위원도 "야당은 이번 사태로 인한 혼란을 수습하는 데 보태기보다 이때다 싶은 대통령 탄핵으로 혼란을 더 키우고 있다. 분명한 건 지금은 사태 수습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심야에 의원총회를 열고 '비상계엄 사태' 관련 윤 대통령 탄핵소추 반대를 당론으로 확정했다. 추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를 밝히며, 당론 반대에 따른 향후 본회의 불참 여부에 대해선 "표결 날짜가 정해지면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님들과 의사 총의를 모아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고 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도 "탄핵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했다. 실제 전날 종일 이어진 의총에서도 의원들 대부분이 '대통령 탄핵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 "윤석열 탄핵 찬성 73.6%"

지도부 고위 당직자들이 '더 큰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며 탄핵에 선을 그었지만, 민심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계엄 선포 이튿날인 4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73.6%, '반대한다'는 24.0%였다.

또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9.5%가 '해당된다'고 답했다(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라'는 문자 폭탄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은 이에 대해 이날 조직·집단적으로 문자를 발송하는 위법행위에 대해선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군인들이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탄핵 방탄하면 동반 몰락"

현재 윤 대통령이 "야당의 탄핵 폭거를 막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한 게 무슨 잘못이냐"며 '비상 계엄' 사태 수습책 마련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여당이 대통령 탄핵에 일찍이 '방탄'을 치는 게 더 큰 역풍을 유발하는 등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이탈표로) 탄핵 키를 쥔 여당이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지정한 만큼, 당장 주말부터 국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친윤(친윤석열)계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데, 이들이 언제부터 친윤계였는지 모를 정도로 충성도가 높지 않다. 여당 의원들 모두 국민의 편에서 새출발하지 않으면 윤 대통령과 함께 몰락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여러 해석은 있지만 대통령이 사실상 '내란 행위'를 한 것인데, (탄핵 반대 당론은) 이런 상황에서 여당이 국민 뜻은 외면하고 계속 윤심(尹心)만 따라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계속 이렇게 가다간 큰일이 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는 한 대표를 두고도 "국민의힘은 책임지지 않겠다는 얘기다. 더 무책임한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등을 고려해볼 때, 장기적으로 한 대표와 여당이 살려면 현 상황을 잠재울 수 있는 방안은 탄핵 뿐: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이 오는 7일 오후 7시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시점으로 정한 가운데, 이날 여당 원내에선 '탄핵 반대 당론'과 일부 다른 목소리도 감지됐다. 김재섭·김상욱·우재준·김예지·김소희 의원 등 당내 소장파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질서 있는 수습이 필요하다'며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 등을 제안했다.

◇ 당 내 소장파들 "대통령 임기단축 개헌"

김재섭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대해 "아직 (표결을 어떻게 할지) 정해진 바는 없다"며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 5명은 이번 사태를 풀어내는 데 뜻을 같이할 예정이다. 저희들과 동참할 의원이 추가로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한 안철수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탄핵 반대 당론에 대해 "지금 많은 분이 좀 격앙된 상황에서 과연 그게 그대로 지켜질 것인가"라며 "(이탈표) 가능성이 어느 정도 높아 보이니까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내부에서 이탈표 8표가 나오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가결된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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