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관세 25%를 물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는 삼성전자, LG전자, 기아를 포함해 한국 기업들의 대미(對美) 생산기지가 자리한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25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내년) 1월 20일 첫 행정명령 중 하나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오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물리는 데 필요한 모든 서류에 서명할 것"이라고 남겼다.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와 캐나다를 통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범죄와 마약이 유입되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할 절대적 권리와 권한이 있는 두 나라가 그렇게 할 때까지 매우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썼다.
산업계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했던 '관세폭탄'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커진 만큼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멕시코에 공장을 둔 한 대기업 관계자는 "미국 현지 공장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 등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고,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멕시코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멕시코의 경우 삼성전자, 기아, HL 만도, LG이노텍, 현대모비스 등 한국 기업들의 미국 수출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
미국·멕시코·캐나다 3개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USMCA)에 따라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에 무관세가 적용돼 인건비와 운영비가 저렴한 멕시코에 줄지어 공장을 세웠던 것이다.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멕시코에 투자 이력이 있는 우리 기업은 2000여 개, 한국의 대(對)멕시코 투자 금액도 지난해 7억 5400만 달러(약 1조604억원)에 달한다.
코트라에 따르면 △삼성전자(멕시코시티, 케레타로, 티후아나) △LG전자(몬테레이, 멕시칼리, 레이노사) △기아(멕시코시티, 몬테레이) △포스코(멕시코시티, 푸에블라, 알타미라) △삼성엔지니어링(멕시코시티) △삼성SDS(멕시코시티) △현대모비스(몬테레이) △현대트랜시스(몬테레이) △현대트랜스리드(티후아나) △현대글로비스(몬테레이) △현대위아(몬테레이) △CJ로지스틱스(몬테레이, 케레타로) △LS오토모티브(두랑고) △유라코퍼레이션(코아우일라) 등이 현재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각각 두고있다.
미국의 멕시코에 대한 관세 25% 부과가 오히려 중국 업체들에 더 큰 압박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긍정적인 점도 있다고 본다"며 "우리 기업들이 대미 수출을 염두해 멕시코에 투자한 것의 10배가량을 중국 기업들이 투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 교수는 "중국 업체가 멕시코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면서 미국 시장 내에서 한국산 제품을 대체한 면이 있었는데, 우리 업체들이 베트남이나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면 오히려 입지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중남미 시장에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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