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이 25일 상법 개정을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대장동 설계 시즌2'를 연상시키는 상법 설계를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정교모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코리아디스카운트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아니라 정치지배구조에 원인이 있고, 입법리스크가 대한민국의 가장 큰 위험 요소"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교모는 "지난 19일까지 야당이 내놓은 상법 개정안 26건 중 24건이 민주당, 2건이 조국혁신당의 개정안"이라며 "이 중에 주주에 대한 충실 내지 보호의무 등을 담고 있는 법안은 민주당 12개, 혁신당 2개"라고 했다.
이어 "이 법안들의 제안설명에는 공통적으로 대한민국 기업들에 대한 코리아디스카운트가 담겨 있고, 이사들이 회사 외에 소수 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 그(코리아디스카운트) 원인이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정교모는 이를 두고 "회사의 본질에 무지하거나 대중을 선동하기 위한 궤변"이라며 "주주의 이익은 회사의 이익에 당연히 포함돼 있고, 이사들이 회사의 가치를 높이면 그 이익이 주주에게 비례적으로 돌아간다는 건 상식 중의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사의 주주를 포함한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와 이를 보장하기 위한 규정들은 경업금지·이사의 자기거래에 대한 제한·회사기회유용의 금지 등 상법 곳곳에 촘촘하게 명시돼 있다"며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명시해 굳이 넣고자 하는 의도는 집중투표 강제화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집중투표제는 소수 주주에게 이사의 자리를 확보해 주는 제도"라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이것을 의무화하려는 것인지는 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 속의 '독립이사' 속에서 찾을 수 있는데, 사외이사를 독립이사로 바꿔 소수 주주의 선택이란 명목하에 기업 경영진에 기생적으로 시민세력과 정파세력의 침투를 더 노골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대로라면 대한민국 기업들이 장차 정치권과 주변 기생인물들의 생계터전이나 국제 투기자본의 먹잇감으로 전락하는 건 시간문제"라며 "지방권력을 이용해 시민들에게 돌아갈 천문학적 수익을 김만배 일당 소수에게 몰아줬던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 입법권력을 내세워 대한민국 기업에 빨판을 꽂는 설계를 하는 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교모는 "이강일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는 횡령·배임죄로 기소만 돼도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도 있는데, 이 대표는 대장동의 추억을 떠올리도록 하는 상법 설계 대신 이런 법안의 정신을 정치권에 도입하는 데나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야를 향해 "코리아디스카운트는 기업지배구조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지배구조·입법리스크에 있다는 사실부터 직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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