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동덕여자대학교 재학생들이 학교 측의 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해 점거 농성 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재학생의 99% 이상이 공학 전환에 반대표를 던져 입장을 공고히 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 '나란'은 20일 오후 학생 총회를 열고 '공학 전환'과 '총장 직선제 전환'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투표를 진행했다. '공학 전환' 안건에 대해서는 재학생 1973명이 투표에 참여해 1971명이 반대 표를 던졌다. 찬성은 0표, 기권은 2명으로 집계됐다.
학생회 측은 대학 측이 '공학 반대가 학생 모두의 의견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재학생 전원이 참여할 수 있는 학생 총회를 통해 의사를 표현했다는 입장이다.
이어 진행된 총장 직선제 도입 안건에 대해서도 총 193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932명, 반대 0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총장 직선제는 교수, 교직원, 학생 등 대학의 구성원들이 직접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현재 동덕여대는 이사회를 통해 총장을 선출하고 있다.
이날 투표는 (공학 전환 등에 대해) 반대 의사를 가진 학생들이 '2024 민주동덕 학생총회'라고 적힌 종이를 들어올리고, 스태프들이 종이 수를 직접 세는 '거수 투표' 방식으로 진행됐다.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논란은 대학비전혁신추진단 회의에서 공연예술대학 발전 방안 중 하나로 공학 전환이 거론되면서 불거졌다.
이후 일부 동덕여대 재학생들은 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하며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10일째 수업을 거부하고 본관을 점거 중이다. 학교 건물 출입문은 봉쇄됐으며, 건물 외벽과 바닥, 각종 시설물에는 남녀 공학 전환을 반대하는 글이 라카 스프레이로 적혀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 동덕여대 교수 240여 명은 학교 홈페이지에 '학내 상황 정상화를 위한 교수 호소문'을 올리고 학생들을 향해 "책임을 가중시킬 수 있는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교수들은 호소문을 통해 "일부 학생들이 교내 시설물 손괴와 건물 점거가 오늘로써 10일째 계속되고 있다"며 "학생의 학습권 침해와 교원의 수업권 침해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일부 학생들의 불법행위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정당화될 수 없으며,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 역시 지난 15일 이번 시위로 인한 피해 규모가 24~54억원에 달한다며 시위로 인한 학생들의 피해 사례를 수집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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