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등 15억원 어치 '불법 투약'…의사 등 의원 관계자 무더기 적발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의료용 마약류를 결제한 액수만큼 투약하는 방식으로 7개월간 15억원 상당을 판매한 의사 등 의료 관계자가 검찰에 대거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김보성 강력범죄수사부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동으로 프로포폴 불법유통을 집중 수사해 A의원 관계자 8명과 프로포폴 중독자 24명 등 총 32명을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A의원 의사 B씨와 관계자 6명, 중독자 1명의 경우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B씨 등 8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A의원에서 수면·환각을 목적으로 총 417차례에 걸쳐 약 14억 5800만원 상당의 프로포폴과 전신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를 중독자들에게 주사하는 방법으로 판매·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상담실장 C씨가 중독자들이 결제한 액수만큼 투약량을 결정하고, 면허가 없는 간호조무사들이 주사를 놨다.

이들은 용량 제한 없이 결제한 만큼 무제한으로 투약해 하루 최대 결제 대금만 1860만원, 최대 투약 시간은 10시간 24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독자들이 요구하면 새벽 시간에도 의원 문을 열고 투약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범행을 숨기기 위해 이들에게 의료목적으로 프로포폴을 처방·투약한 것처럼 총 873차례 식약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에 허위 보고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검찰은 식약처와 합동으로 처방 내역 등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A의원에 대한 수사 단서를 확보했다. A의원을 범행 현장으로 특정한 뒤 검찰은 10일 만에 C씨를 검거하는 등 마약류 불법 판매 일당을 적발했다.

검찰은 "수사 중 확인된 에토미데이트의 의존성 등을 토대로 마약류 지정을 적극 건의할 예정"이라며 "식약처와 공조해 의료용 마약류 불법유통에 대해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