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삼성전자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당초 예정보다 빠르게 갤럭시링 차세대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업체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자 시장 방어를 위해 조기 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변 애플의 경우 수년간 개발 중인 '애플링' 출시 여부를 놓고 관측이 엇갈린다.
해외 IT 전문매체 폰아레나는 최근 IT 팁스터(정보유출자) 란즈크를 인용해 차기 '갤럭시 링'에 관련한 소식을 보도했다. 란즈크는 "삼성이 '갤럭시링2'를 당초 예정보다 더 빨리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차세대 제품은 더 얇은 디자인에 배터리 수명이 더 길어지고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가 구체적인 출시 시점을 밝히지 않았지만, 폰아레나는 "1세대 '갤럭시링'의 경우 1월에 티저가 공개된 후 7월에 출시됐기 때문에 2세대 제품의 경우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당 분석대로 삼성전자가 '갤럭시링'의 차기작을 내년 상반기 출시한다면 신제품을 공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차기 제품을 선보이게 되는 셈이다. 통상 갤럭시 시리즈가 1년마다 신제품을 내놓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빠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링'의 차기작을 빠르게 내놓는 것은 스마트 반지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호라이즌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 반지 시장은 지난 2022년 1억4710만달러(약 2054억원)에서 연평균 25.4% 성장해 오는 2032년 14억5100만달러(2조26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 기업들이 최근 '가성비'를 내세워 스마트 반지 시장에 진출하는 것 역시 삼성전자가 '갤럭시링' 차기작 출시를 서두르는 이유로 꼽힌다. 중국 업체 콜미 테크는 지난 9월 스마트 반지 'R06'을 299위안(5만8000원)에 출시한 바 있다. 'R06'은 심박수, 혈중 산소, 수면 분석, 운동 측정 기능을 지원하며 타사 플랫폼과 건강 데이터도 공유할 수 있다.
샤오미 역시 자회사 블랙샤크를 통해 지난 4월 한 번 충전하면 180일간 사용 가능한 '블랙 샤크 링'을 599위안(11만6000원)에 선보였다. 현재 스마트 반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핀란드 오우라도 지난달 '오우라링 4'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스마트 센싱 알고리즘을 도입해 손가락 크기와 상관없이 건강 상태를 정확하게 감지한다. 가격은 349달러(약 48만원)다.
이에 삼성전자의 '갤럭시링2'에서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수면 무호흡증 감지, 제스처 컨트롤 확대 등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니엘 아라우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상무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웨어러블 기기는 완성도를 바탕으로 제품 차별화와 사용성 개선 통해 매출을 성장시키겠다"며 "갤럭시링은 수면관리 경험 제고로 삼성헬스 에코시스템 확장에 기여할 것이며 향후 출시 예정인 확장현실(XR) 기기를 포함한 제품간 연결 경험을 강화해 갤럭시 생태계에서 더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외형으로도 많은 변화도 예상된다. 미국 특허청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갤럭시링(특허번호 2024/034564 A1)'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 해당 특허에는 갤럭시링의 크기 조정 설계도가 포함됐는데, 설계도를 보면 사용자의 손가락 크기에 맞춰 제품의 크기를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기존 '갤럭시링'은 총 9가지 정형화된 사이즈로 출시돼 자신의 손가락 사이즈와 맡은 호수를 선택하는 방식이였다. 이로 인해 반지가 너무 꽉 끼거나 느슨해 하다는 고객 페인 포인트(불편사항)가 제기돼 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사용자의 손가락 크기와 압력에 맞춰 모양을 바꿀 수 있는 신축성 있는 소재와 지지 시스템을 차기 제품에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작은 패스너를 사용해 반지가 손가락에 안정적으로 고정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쟁사 애플의 '애플링' 출시를 두고는 업계의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톰 하레 오우라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은 스마트 반지와 스마트워치를 함께 출시하는 것이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 비즈니스 관점에서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애플링이) 애플워치의 영향력을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애플이 저희와 삼성전자를 예의주시하는 것 같지만 스마트링 사업을 제대로 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애플은 매우 집중력 있는 회사다. 그들은 시계(스마트워치)에 배팅했고, 이를 중심으로 헬스케어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지속적으로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애플이 스마트 반지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업계에 알려져 왔다. 애플은 지난해 미국 특허청에 피부간 접촉 감지시스템과 관련한 특허를 등록했다. 당시 해당 기술이 어떻게 활용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애플링'과 관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의 마크 거먼이 지난달 애플이 '애플링' 제품 개발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특히 애플이 10년간 개발했던 '애플카'를 포기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는 점에서 해당 주장에 힘이 실렸다. 다만 IT 팁스터 란즈크는 최근 "애플이 여전히 반지형 웨어러블을 개발 중이고, 이 외에도 2가지 비밀 제품이 있다"며 "애플은 링 타입 웨어러블과 함께 밴드 타입, 스마트 글래스 타입 웨어러블 기기도 개발하려 하고 있다, 밴드 타입은 애플워치의 일종이거나 보다 전문적인 피트니스 추적기일 수 있다"고 전해 더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시장 진출에 나선 만큼 삼성전자도 차기 제품을 우선적으로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며 "가격 측면에선 중국 업체들이 우위에 있는 만큼 삼성 입장에선 연결성·편의성뿐만 아니라 데이터 측정의 정확성을 강화해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등 기존 디바이스를 넘어 차별화할 수 있는 '킬러 서비스'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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