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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과학고 유치 경쟁…"주택시장 '강풍' 불까"


12개 지자체 경합…"지역 할당제 없으면 사실상 영향 없어"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경기도 내 과학고 신설을 위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치열한 경쟁에 벌써부터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각종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과학고를 유치하면 학군에 대한 평가가 높아져 집값이 높아질 것이란 '긍정론'이 이어지고 있다. 기숙사 형태로 운영되는 학교 특성상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회의론'과 맞서고 있다.

지난 7월 한국잡월드 한울강당에서 열린 ‘분당 과학고 유치를 위한 3자 토론회’에서 김은혜 의원 등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은혜의원실]

14일 경기도교육청과 업계에 따르면 경기지역 과학고 1단계 예비 지정 공모에서 신설 9곳, 일반고 전환 3곳 등 총 12개 자치단체에서 신청서를 제출했다. 새로 학교 신설을 신청한 곳은 고양·광명·구리·김포·시흥·이천·용인·평택·화성 9곳이고, 일반고에서 과학고로 전환을 신청한 곳은 부천고·성남 분당중앙고·안산 성포고 3곳이다.

1단계 예비 지정 선정 결과는 이달 말, 내달 말 특목고 심의 의결을 통해 내년 2월 교육부에서 최종 선정한다. 일반고에서 과학고로 전환하는 학교의 경우 오는 2027년 3월, 과학고 신설 학교의 경우 2030년 3월 개교 예정이다.

광명시 관계자는 "신설하는 과학고는 광명 1R 재개발 구역 내 학교 용지에 설립하려고 한다"며 "과학고를 유치하면 2030년 개교 예정이어서 부지의 용도 변경 등 필요한 부분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명 시민들과 학부모의 설문조사 결과 찬성률이 95.69%가 나왔다"며 "교육 환경이 좋아지면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명시 광명동의 1R구역 재개발사업은 내년 12월 입주 예정인 3585가구 규모의 ‘광명자이더샵포레나’가 들어서는 곳이다. 시공사는 GS건설 컨소시엄(GS건설·포스코이앤씨·한화 건설부문)이 맡았다.

경기도 과학고 신설은 지역의 오랜 화두다. 현재 경기도에는 지난 2005년 개교한 의정부시의 경기북과학고가 유일해 경기 남부 지역에는 과학고가 없는 실정이다. 수원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과학고인 경기과학고는 2010년 과학영재학교로 개편됐다.

서울과 인천에 2곳인 것을 고려하면 경기도민 인구에 비해 과학고가 적다는 평가다. 대전과 부산에도 각각 2곳의 과학고가 있다.

따라서 이번 과학고 유치 지역은 인구 유입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자녀가 있는 주택 수요자들은 이사를 할 때 학군도 주요 고려 사항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방학 이사철이 되면 학군지로 이동하는 수요가 발생한다.

성남시 관계자는 "과학고 유치를 위해 10여곳의 부지를 살펴봤는데 일정 기준의 면적 이상의 부지를 확보해야 해서 중앙고와 붙어있는 시유지를 포함하면 가능해 도시 계획 등을 변경해 추진해나갈 것"이라며 "성남시 학생들이 매년 경기북과학고에 10% 가량 가기 때문에 좋은 인재들의 유출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 남부권인 성남에 과학고가 생기면 인근의 용인, 수원 학생들도 올 수 있다"며 "인규 유입도 기대할 수 있어 이에 발맞춰 지역 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과학고를 유치한다고 해서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경기도의 과학고는 경기도 내 학생들을 기준으로 선발하고, 기숙사를 운영하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거주해야만 입학이 가능한 일반 고등학교와 성격이 다르다.

심정섭 더나음연구소장은 "용인외대부속고등학교의 경우 지역 전형으로 30%를 선발하는 것처럼 경기도 과학고도 지역 할당제를 한다면 지역에 거주해야 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현재 경기도의 과학고는 1개로 적어서 지역 인재를 할당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심 소장은 "외국어고등학교의 경우도 선발을 통해 타 지역에서 오기도 하는데 지역의 집값이 이 때문에 상승하지는 않는다"며 "부동산 시장이 좋아질 이유는 적다"고 말했다.

대신 과학고 유치로 인해 지역에 대한 선호도나 이미지가 개선되거나 일부 학생들이 이사하는 등 간접적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있다.

심 소장은 "학교 설립은 큰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며 "해당 학교 종사자들이 이사를 올 수도 있고, 합격한 학생이 근처로 이사가는 사례와 같이 부수적인 효과는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고 유치 지역과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누리꾼들의 의견이 한창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저희 동네에 있는데 집값이 확 오르지는 않아도 방어는 잘 된다"고 밝혔다. 다른 누리꾼도 "드물게 학교 근처로 이사오는 부모도 있다. (과학고) 가까운 곳에 좋은 학원도 생기더라"고도 했다.

과학고와 집값은 상관없다는 누리꾼은 "평범한 동네인데 갑자기 학군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같은 입장인 다른 누리꾼도 "과학고 있는 동네 집값 검색해보면 그냥 원래 집값이더라"는 관전평도 나왔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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