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딸 비비안 제나 윌슨이 미국을 떠난다고 선언했다.
8일(현지시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비비안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레드에 "오랫동안 생각해왔지만, 어제 내 결정을 더 확고히 했다"며 "미국에서 내 미래를 상상할 수 없다"고 적었다.
그는 "트럼프가 4년만 집권하더라도, 혹은 반(反) 트랜스 정책이 실행되지 않더라도, 그를 지지한 사람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트랜스젠더 인권 향상은 기대할 수 없다는 뉘앙스를 드러냈다.
비비안이 트럼프의 재집권에 이렇게 민감한 이유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성전환 호르몬 요법이나 수술 등 '성 정체성 확인 치료'를 제한하고,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스포츠팀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겠다는 등 반성소수자 정서를 자극하며 젊은 남성층의 투표를 독려했기 때문이다.
그가 미국을 떠나겠다고 밝힌 것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성소수자를 위협하는 정책을 언제든 펼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비비안이 미국을 떠날 계획을 발표한 뒤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사회적 불평등과 인권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태도를 일컫는 "'워크 마인드(woke mind virus)'가 내 아들을 죽였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에 비비안은 머스크의 댓글을 캡처해 자신의 스레드에 올리며 "그는 여전히 '내 아이가 뭔가에 감염돼 나를 미워한다'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며 대중에게 "제발 이 상황을 더 깊게 들여다보지 말아 달라. 내가 피해자처럼 안 보일까봐 두렵다"고 착잡한 심경을 고백했다.
이어 다른 게시물에 "이 소식이 아버지에게 전달된 유일한 이유는 그가 다른 사람을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머스크를 '전혀 성숙하지 못한 통제광'이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비비안과 머스크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은 그가 성전환을 결심하면서부터였다.
비비안은 머스크가 지난 2000년에 결혼해 8년 후 이혼한 작가 저스틴 윌슨 사이에서 얻은 다섯 자녀 중 한 명이다. 그는 2년 전 성별을 여성으로 전환하고 이름도 '자비에르 머스크'에서 어머니의 성을 딴 '비비안 제나 윌슨'으로 바꿨다.
또 "생물학적 아버지와 어떤 형태로든 연관되고 싶지 않다"며 아버지 머스크와의 공개 절연을 선언했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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