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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 따라 만든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더 디콘' [현장]


페르노리카, 소버린과 협업해 국내 출시…국내 시장서 통할지 관심
영화 '매드맥스' 연상케 하는 콘셉트…소버린 CEO 취향 듬뿍 반영
쪼그라드는 위스키 시장…"위기 아닌 정상화 과정이며 여전히 중요"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 한 계단씩 내려갈 때마다 음산한 음악 소리가 점차 크게 들렸다. 지하로 내려가는 문을 여니 바닥은 드라이아이스 연기로 가득했다. 입구 좌우는 검은 옷을 입고 새 부리 가면을 쓴 남자 두 명이 지키고 서있었다. 이른바 '역병 의사'의 복장이다. 중세와 근대 유럽에 흑사병이 창궐할 때 의사들이 새 부리 모양 마스크를 쓰고 환자를 치료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됐다. 이후 당시 의사들이 실제로는 이러한 복장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나, 특유의 기괴한 이미지 덕에 '공포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실내 공간에는 역병 의사들은 물론, 고글과 징박힌 가죽옷에 강렬한 스모키 화장을 한 사람들이 가득했다. 영화 '매드맥스'인가. 흡사 사이퍼펑크 세계관에 들어온 듯했다. 분명 간담회라고 했는데….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열린 '더 디콘' 론칭 기념 기자 간담회에 '역병 의사' 복장을 한 모델들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열린 '더 디콘' 론칭 기념 기자 간담회에 '역병 의사' 복장을 한 모델들이 입구를 지키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열린 '더 디콘' 론칭 기념 기자 간담회는 초장부터 강렬한 이미지로 제품 콘셉트를 각인시켰다. 더 디콘은 종합주류기업 '페르노리카'와 미국 주류회사 '소버린 브랜드'가 협업해 만든 프리미엄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다. 스코틀랜드에서 디콘은 '뛰어난 기술을 지닌 장인'을 뜻한다. 더 디콘에도 숙련된 증류사들의 장인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설명했다.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열린 '더 디콘' 론칭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소버린 브랜드의 브렛 베리시 CEO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열린 '더 디콘' 론칭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소버린 브랜드의 브렛 베리시 CEO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더 디콘은 스코틀랜드 아일레이 지역과 스페이사이드 지역에서 선별한 위스키를 섞어 만들었다. 아일레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는 위스키 원재료인 보리를 말릴 때 땔감으로 사용하는 '피트' 향이 강하고, 스모키한 풍미를 자랑한다. 반면 스페이사이드 지역에서 생산되는 위스키는 과일 향이 강하며, 부드러운 단맛을 낸다. 이러한 두 지역에서 생산되는 위스키의 특장점만을 모은 더 디콘은 피트향과 달콤함의 대조적 풍미가 조화를 이루며 복합적이고 풍부한 스모키한 맛을 완성했다. 실제로 시음해 보니 처음엔 강렬한 단맛이 느껴졌다. 달콤한 레드 와인이나 마시멜로를 입에 머금은 듯했다. 단맛이 지나간 뒤 스모키한 향이 입에 감돌았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소버린 브랜드의 브렛 베리시 CEO는 "마치 모닥불로 구운 마시멜로우같은 맛을 선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랜디드 스카치 위스키 더 디콘. [사진=페르노리카코리아]
블랜디드 스카치 위스키 더 디콘. [사진=페르노리카코리아]

더 디콘은 철저한 계산 대신 본능에 의존해 만든 제품이다. 제품명과 결이 다른 제품 콘셉트와 디자인 모두 베리시 CEO의 취향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자유분방함이 색다른 경험과 새로운 맛을 원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판단했다. 베리시 CEO는 "이 제품의 느낌은 바로 제가 살고 싶어 하는 세상이다. 버닝 맨 페스티벌, 영화 매드맥스, 스팀펑크, 미래지향적인 느낌 등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더 디콘은 마음에서부터 시작된 브랜드다. 마케팅 조사, 소비자 조사 등을 참고하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대로 실행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판매 목표나 마케팅 전략도 수립하지 않았다. 베리시 CEO는 "특별한 목표 없이 저희 브랜드를 사랑해 준다면 그것만으로 성공"이라며 "때론 계획을 갖지 않는 것이 좋은 계획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열린 '더 디콘' 론칭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프란츠 호튼 페르노리카 코리아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열린 '더 디콘' 론칭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프란츠 호튼 페르노리카 코리아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전다윗 기자]

페르노리카는 최근 국내 위스키 시장에 불고 있는 '위기론'에 대해선 위기가 아닌 정상화 과정이란 입장을 피력했다. 프란츠 호튼 페르노리카 코리아 대표는 "성장 둔화가 아니라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이후 보복소비 현상이 있었다. 그 기간 위스키 시장은 엄청난 성장을 거뒀고, 그것이 정상화되면서 지금은 조정의 시기인 셈"이라며 "한국은 유난히 보복소비 추세가 강했어서 더 급격한 하락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여전히 미래 시장을 봤을 때 한국 위스키 시장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겔 파스칼 페르노리카 코리아 마케팅 총괄 전무는 "최근 몇 달 동안 위스키 카테고리 잠시 둔화하는 모습을 보여준 건 사실이다. 소비자들이 또 새로운 제품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운이 좋게도 이러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더 디콘을 새롭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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