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에 막이 올랐다. 아직 초반임을 감안해도 흥행 전망은 어둡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조짐이 최고위원 예비경선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당원권 강화를 위해 '권리당원 표심'까지 반영했지만, 실상 투표율은 30.6%에 그쳤다. 지난 2022년 투표율(37.09%)보다 6.49%p 하락한 수치다. '친명(친이재명)' 일색의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민주당은 '당원 주권주의'를 강조하며 당원권을 강화했다. 그 일환으로 최고위원 예비경선도 기존 중앙위원 100% 투표에서 중앙위원50%·권리당원50% 투표로 변경했다. 최고위원 후보 선출에도 당심 의중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14일 진행된 예비경선에서 권리당원의 투표율을 30.6%에 불과했다. 지난 2022년 전당대회보다 낮은 수치다. 이번 예비경선에서 권리당원 선거인단은 총 124만1892명이었는데, 이중 37만9971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반면 지난 2022년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선거인단의 투표율은 37.09%으로 총 선거인단 117만9933명 중에 43만763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2년 사이 권리당원의 수는 증가한 반면 예비경선 투표자 수는 감소한 것이다.
이는 '친명' 선명성만 강조하다 보니 최고위원 후보 간 차별성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즉, 후보 간 변별력이 미미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권리당원의 투표 의지도 줄어들었다고 해석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후보들 간에 변별력이 없다 보니 꼭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는 현상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며 "민주당 당원들의 적극성 저조 (문제)가 참여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컷오프에 통과한 후보 8명 역시 친명 일색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모두 정견 발표에서 '친명' 내지는 '정권교체'를 내세우며 당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민형배 후보는 "이재명 인질을 구출하겠다"라고 했고, 강선우 후보는 "소년공 출신 이재명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정봉주 후보는 "탄핵은 말로 하는 게 아닌 결기·용기·행동·실천인데, 싸움도 싸워 본 자만이 할 수 있다"며 대정부 투쟁력을 앞세웠다.
최고위원 예비경선이기 때문에 다소 관심도가 떨어졌다고 해석할 여지도 없지 않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이번에는) 최고위원만 (투표)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다만 "지방 순회 경선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투표율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친명 중심으로 소위 '뻔한' 전당대회가 된 분위기가 권리당원 투표율에 반영됐다고 분석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최고위원도 기본적으로 친명계 일색으로 가는 분위기"라며 "그러니까 적극적인 참여 열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당원권을 강화하는 기류가 있어도)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기 때문에 결과가 다 정해졌다고 생각해서 참여율이 저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본선이 아닌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최고위원들도 강성 친명 중심으로 컷오프를 통과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만큼 열기가 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불 보듯 뻔한 전당대회라서 열기가 떨어지고 관심이 식다 보니까 결국은 선거인단 투표율 저하로 나타났다고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