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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런'이요?"⋯소비자들 '깜짝' [현장]


매장 할인영업 중이지만 '뱅크런'식 행태 우려 목소리
일부 제휴처 상품권 사용 중단에 고객신뢰 더욱 추락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집 근처 유일한 대형마트라 자주 오는데, 설마 문을 닫진 않겠죠."

5일 서울 관악구 홈플러스 남현점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5일 서울 관악구 홈플러스 남현점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5일 오후 찾은 서울 관악구 홈플러스 남현점. 홈플러스가 전날 갑작스런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지만, 매장은 정상적으로 문을 열었다. 입구부터 매장 곳곳에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홈플런'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렸다. 내부도 다른 평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였다. 한 마트 직원은 "행사 기간을 고려하면 손님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크게 손님이 줄어들진 않은 것 같다"며 "어제오늘 괜찮은 거냐고 묻는 단골손님들은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소비자들은 평소와 같이 매장을 찾았으나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소식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홈플런 할인행사가 진행 중인 만큼, 할인 대상 품목이 줄어들거나 가격이 오르진 않았나 확인하는 소비자도 있었다.

과일 코너에서 만난 이모(46)씨는 "지난주에 사간 딸기가 괜찮아서 다시 사러 왔는데, 그때처럼 북적이는 것 같지는 않다"며 "최근 할인 행사를 자주 하길래 경영 상황이 괜찮을 줄 알았는데,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5일 서울 관악구 홈플러스 남현점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5일 서울 관악구 홈플러스 남현점 입구 모습. [사진=진광찬 기자]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는 4일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며 소비자들에 들썩이고 있다. 기업으로서 당장 급한 불인 단기 자금 출혈은 껐지만, 고객 이탈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해 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겪었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홈플러스가 문을 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와는 상관없이 대형마트, 익스프레스, 온라인 등 모든 채널 영업은 정상적으로 한다고 전했으나 소비자들은 언제 상황이 바뀔지 모른다는 반응이다.

장을 보고 상품을 가져오는 건 달라진 게 없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다른 측면에서 불안감을 나타냈다. 홈플러스 상품권 제휴처가 사용을 중단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영화관, 면세점, 외식업체 등이 홈플러스 상품권 환급 지연 가능성을 우려해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CJ푸드빌은 빕스, 뚜레쥬르, 더플레이스 등 자사 브랜드에서 홈플러스 상품권 결제를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CGV와 신라면세점, HDC 아이파크몰도 홈플러스 상품권을 받지 않는다. 일부 다른 제휴처들도 사용 중단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서는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곳을 공유하고, 중고거래 게시물이 늘어나기도 했다.

홈플러스 매장에서는 여전히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 단 이날 찾은 매장은 상품권을 이용하는 손님이 크게 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는 전체 매출에서 상품권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5일 서울 관악구 홈플러스 남현점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5일 서울 관악구 홈플러스 남현점 그로서리 코너 모습. [사진=진광찬 기자]

홈플러스 직원들 사이에서는 술렁이는 분위기가 새어 나왔다. 회생 과정에서 매장이 문을 닫거나 직원 해고 등에 대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어서다. 한 직원은 "다른 공지 없이 갑자기 접한 소식이라 내부적으로 혼란스러운 건 맞다"며 "하도 이야기가 많으니 월급은 그대로 나올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협력사들도 납품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할까 걱정하고 있다. 홈플러스에 생필품 등 공산품을 납품하는 기업들도 정산 시스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식품회사는 납품 대금에 대한 채권 추심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회생절차에 따라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되지만, 협력업체와의 상거래 채무는 전액 변제된다고 밝혔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홈플러스가 정상 영업하며, 상거래 채무에 대해서도 정상 변제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이해관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라 판단된다"며 "홈플러스의 재고 확보 등 정상 영업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영업력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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