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 속 물가 급등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을 추진하는 정비사업 현장이 속출하고 있다. 계약 3년 만에 공사비가 40% 이상 오르는 현장도 나오고 있다.
![서울 아파트 모습. 2025.02.23.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3439868eda6e06.jpg)
4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경기 광명시 광명12R구역 조합은 최근 공사비를 지난 2021년 12월 도급계약 체결 당시 4886억원에서 7047억원으로 2161억원(44.23%)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광명R12구역은 총 2045가구 규모로 올해 683가구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철산역 역세권이고 인근 초등학교가 있어 광명재정비촉진지구 최대어로 꼽힌다.
공사비 인상은 서울 핵심 사업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시공하는 서울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는 2018년 계약 당시 7458억원에서 지난 1월 1조3818억원으로 공사비가 올랐다. 2021년 12월, 지난해 7월에 이어 세 번째 계약을 변경했다. 6년여 만에 공사비가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뉴타운도 마찬가지다.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가 적용되는 노량진8구역은 2019년 도급계약 체결 당시 2332억8900만원 대비 약 77% 인상하는 것을 두고 DL이앤씨와 조합간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급계약을 맺은 후 장기간에 걸쳐 시공하는 정비사업 현장에서 공사비가 물가 상승률에 맞춰 상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대다수 현장에서는 시공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할 때 물가 상승률에 맞춰 공사비를 인상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삽입하며 협상의 여지를 남겨둔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각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 건설공사비 지수(잠정)는 130.99로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20년 1월(99.86) 대비 30.13% 상승했다. 2015년 1월(85.64) 이후 5년 동안 14.22%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오름세가 가팔랐다.
최근 몇년간 공사비가 급등하다 보니 건설사 수익도 급감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다수 대형 건설사들의 매출원가율(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매출 원가의 비율)이 9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이 91.3%로 90%를 넘었고 HDC현대산업개발도 90.9%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매출원가가 매출액을 넘어서며 매출원가율이 100.6%까지 치솟았다.
급등한 공사비를 반영하지 못하고 합의가 결렬된 현장에서는 공사가 중단되거나 법적다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지난해에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이 공사비 갈등에 공사 중단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서울 아파트 모습. 2025.02.23.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c705efe94f2795.jpg)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도 시공사인 GS건설이 추가 공사비 4859억원을 요청했지만 조합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소송전으로 번졌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상승 여파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비사업 사업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시공사와 조합 사이 공사비 갈등도 단기간 더 속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대형 건설사와 달리 중소 건설사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손해로 회사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공사비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 "수년 전 도급계약을 맺은 사업장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만큼 공사비 갈등은 더 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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