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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4조 '장군'⋯셀트 3조 '멍군'


제약바이오업계 작년 줄줄이 성장한 실적 예고
유한양행 2조 클럽 유력⋯보령은 1조 클럽 입성
원료비 급등⋯기술수출·만성질환 공략 등 '성과'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지난해부터 시작된 의료파업과 저성장 국면에도 불구하고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역대급 실적을 경신할 것이란 기대감이 퍼져나온다. 셀트리온은 매출 3조원 돌파를 자신하고 있으며, 유한양행과 보령은 각각 기술 수출과 만성질환 시장 공략을 통해 매출이 한층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프 관련 이미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그래프 관련 이미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업계 최초로 4조원 매출을 돌파했다는 발표에 이어 다수의 제약기업이 연달아 실적 발표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불거진 의정 갈등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환율 급등으로 인한 원료 가격 상승 등 연이은 악재에도 역대급 실적 발표가 전망된다.

특히 셀트리온과 유한양행, 보령이 주목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지난해 연매출 추정치는 3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는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세운 목표이기도 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셀트리온은 이미 2조4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어, 최종 실적이 목표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실적은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한 이후 처음 발표되는 것이어서, 영역이익 개선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합병 당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보유하고 있던 높은 원가의 재고자산을 인수하면서, 매출원가율이 상승했다. 회사는 매출원가율을 낮추기 위해 처방량 확대 등으로 재고를 빠르게 소진하는 데 집중했으며, 수율 개선과 생산 내재화를 통해 제조원가 절감에도 힘썼다.

그래프 관련 이미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17일 열린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미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2024.12.17 [사진=셀트리온 유튜브 캡처]

서 회장은 "2023년 셀트리온 매출이 2조3000억원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계획 한대로 3조5000억원 매출 달성 약속을 지켜서 마무리할 것 같다"며 "실적으로 주가를 견인하면서 올해 목표 매출은 5조원"이라고 말했다.

매출 규모가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통 제약사들도 있다. 유한양행은 '2조 클럽' 입성이 유력하며, 보령은 1조원 매출 달성이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지난해 예상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2조700억원이다. 실적이 전망치대로 나온다면 유한양행은 전통 제약사 중 최초로 매출 2조원을 달성한 기업이 된다.

유한양행의 호실적 배경으로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기술수출 성과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유한양행은 2018년 렉라자를 글로벌 제약사 얀센의 모회사인 존슨앤존슨(J&J)에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이후 렉라자는 얀센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병용요법으로 개발됐으며, 지난해 8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미국 시장에서 정식 출시됐고, 이로 인해 유한양행은 6000만달러(약 882억원)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했다. 유한양행이 받는 렉라자 미국 매출 로열티 비율은 10~12% 수준이다. 또 12월 말에는 유럽에서도 허가를 받아 3000만달러(약 44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을 추가로 받게 됐으며, 향후 유럽 매출의 10% 이상을 로열티로 받는다.

그래프 관련 이미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왼쪽부터)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보령의 '카나브'. [사진=유한양행·보령 제공]

2023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전통 제약사는 유한양행과 종근당, 대웅제약, 동아쏘시오홀딩스, GC녹십자, 한미약품, 광동제약 등이다. 보령이 이번에 '1조 클럽' 가입이 전망되는 이유는 국산 15호 신약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를 중심으로 한 고혈압·고지혈증 의약품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특허가 만료된 글로벌 제약사의 주요 의약품을 인수해고 자체 생산하는 전략을 통해 국내 항암제 시장점유율을 높인 점도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고혈압·고지혈증 치료제 시장은 환자 증가에 따라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보령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9년 국내에서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654만2458명에 달했다. 이후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 2023년에는 747만4034명으로 집계됐으며, 5년간 약 93만명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로 만성질환 환자가 증가하면서 건강보험에서 고지혈증 등 고령화 관련 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서구화된 식습관 등 영향으로 고지혈증 치료제가 매해 지출 1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3대 만성질환 관련 의약품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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