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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퇴짜에 손 든 두산, 주주 마음 되돌릴까


합병비율 조정…에너빌리티 100주 보유시 이전보다 39만원 증가
"주주친화적 측면 보여…매수청구권·증권신고서 수리여부 관건"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주주의 반발과 금융감독원의 지적에 사업구조 개편을 중단했던 두산그룹이 합병비율을 높게 재산정, 개편을 재시도한다. 이전보다 나아진 합병비율로 주주와 금감원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두는 사업 재편안을 재추진한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이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

두산 그룹은 지난 7월 처음 사업 재편안을 밝혔으나 합병 비율 산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금융감독원이 합병안을 거듭 반려해 계획이 중단됐다. 결국 지난 8월엔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로 만들려는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분할합병 계획은 계속 추진해왔다.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밥캣을 떼어내 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안을 의결했다. 에너빌리티 주주들의 반발 등을 감안해 합병 비율을 재산정했으며 로보틱스의 밥캣 흡수합병안은 향후 1년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두산 그룹이 결국 주주들의 반발과 금윰감독원의 지적을 결국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업 재편안의 핵심은 에너빌리티의 인적 분할로 신설된 법인(밥캣을 자회사로 소유)과 로보틱스와의 합병 비율이다.

기존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의 합병 비율은 1대 0.031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식을 100주 갖고 있는 주주라면, 에너빌리티 75.3주, 로보틱스 3.15주를 받는 비율이었다. 기업가치와 상관없이 주가 수준에 따라 불합리하게 산정됐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이에 두산 그룹은 두산로보틱스와 두산에너빌리티의 합병 비율을 1대 0.043으로 재조정했다. 동일하게 두산에너빌리티 100주를 보유했다고 가정했을 때,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8.5주, 두산로보틱스를 4.33주 받게 되는 식인데, 두산에너빌리티 주주가 이전보다 더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두산 측은 "신설 법인 가치를 산정할 때 두산밥캣의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얹었다"며 "100주의 가치가 지난 7월 안보다 39만원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전보다 합병비율이 상향될 수 있었던 건 두산로보틱스가 두산밥캣의 지분을 공개매수해 100% 자회사로 상장폐지한 후 합병하려던 계획을 엎었기 때문이다. 이전엔 신설부문이 비상장사이기에 순자산(자본)으로 가치를 산정했는데, 이의 계획이 철회되면서 시가(주가) 기준으로 바꿨다.

이전보다 나아진 합병비율에 일각에선 주주친화적인 측면을 고려했다고 판단하지만, 주주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더불어 행동주의펀드의 공격, 금융감독원의 판단 여부도 남아 있어 아직 넘을 산이 많다.

권재열 경희대학교 교수는 "이전의 사업구조 개편안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은 두산밥캣을 상장폐지하려 했던 것"이라며 "상장폐지는 '더 이상 회사의 주주가 되지 말라는 의미'라 심각한 것이기에 문제를 삼았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발표한 사업개편안은 오히려 두산밥캣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합병비율이 이전보다 많이 상향됐다"며 "주주친화적인 측면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합병비율이 이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있을텐데, 이의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많이 행사한다면 또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며 "이전엔 금감원이 내용 부실을 이유로 신고서를 반려했는데, 이번엔 어떻게 나올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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