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C 연구, 개인정보보호 최우선으로 협력"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24일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연구에 있어 개인정보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면서 각 위원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열린 '2024년 제2회 개인정보 기술 포럼 세미나'에서 "한국은행이 CBDC 개인정보 보호 관련 연구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선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와 산하 기업 각계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 부총재는 "한은과 개보위가 처음으로 마련한 세미나는 뜻깊다"며 "우리 사회의 더 나은 미래 디지털 금융 환경 조성에도 이바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염흥열 기술 포럼 의장은 "CBDC를 사용할 때 프라이버시를 강화하는 것과 테러 자금 공급을 추적하는 두 가지 사항이 상충한다"며 "국민이 직접 CBDC 시장을 이용하게 될 만큼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염 의장은 "한국은행과 개보위가 같이 다루는 건 시기적절하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CBDC 시스템을 구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CBDC는 한국은행과 같은 중앙은행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전자적으로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다. 지폐와 마찬가지로 액면가로 고정되는 법정화폐라는 점에서 현금을 대체하고 은행 예금을 대체할 수 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 다르게 허가되는 기관만 참여할 수 있다.

유 부총재는 "한국은행은 아직 CBDC 도입 여부나 운영 방식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주요국 중앙은행의 동향을 고려하면서 개인정보보호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며 "기존 연구에 더해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재는 "한국은행 CBDC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이용자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여러 연구를 깊이 있게 했다"며 "그 결과 익명 거래가 가능한 오프라인 CBDC 시제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온라인 CBDC의 익명 송금 거래와 관련해 확인하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지은 한국은행 과장은 "3년 전에는 영지식증명기술을 활용해 익명 송금을 하는 실험을 했다"고 자평했다. 영지식증명 기술은 상대방에게 신원을 노출하지 않고 해당 소유주임을 알리는 기술이다.

그러면서 이 과장은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동형암호와 영지식증명 기술을 활용한 실험을 했다"고 말했다. 동형암호는 본인의 거래 정보를 조회·이용·제공하는 기술로, CBDC에 참여하지 않는 기관은 관련 정보를 알지 못한다. 또 영지식증명 기술을 활용해 개인정보를 전송하지 않고도 불법 거래를 탐지할 수 있는 기술도 연구했다.

여러 사용자의 서명을 섞어 누구의 서명인지 알 수 없게 하는 링 서명(Ring Signature) 기술도 연구 중이다.

이번 기술 포럼은 개보위가 2022년 9월에 발족한 협의체다. 한은은 앞으로도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할 수 있는 기술적 연구 등을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