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누르면 고통 없이 죽어"…'안락사 캡슐' 스위스서 사용 임박

[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환자 스스로 의료진으로부터 받은 약물을 투여하는 등 형태로 죽음에 이르는 '조력 자살 캡슐'이 스위스서 사상 처음 사용될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은 안락사 단체 '더 라스트 리조트(The Last Resort)'의 말을 인용해 곧 스위스에서 휴대용 조력 자살 캡슐 '사르코(Sarco)'가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9년 세상에 처음 공개된 사르코 캡슐은 버튼만 누르면 캡슐 내부 산소를 질소로 바꿔 저산소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다.

이 캡슐을 사용하고자 들어간 사람은 의무적인 정신 능력 평가를 거쳐야 한다. 캡슐 뚜껑이 닫히면 먼저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버튼을 누르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는지' 등 질문을 받는다. 이후 최종적으로는 '사망에 이르고 싶다면 이 버튼을 누르세요'라는 안내 음성이 나온다.

아직 누가 처음 캡슐을 이용할지, 어디서·언제 사용될지에 관해서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올해 안으로 처음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플로리안 월렛 더 라스트 리조트 CEO는 "사람들이 실제로 줄을 서면서까지, 캡슐을 사용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곧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다만 사르코를 발명한 안락사 운동가 필립 니츠케는 신중함을 강조했다. 그는 "버튼을 누르면 30초도 안 돼 공기 중 산소량이 21%에서 0.05%로 급격히 떨어진다. 사망 전까지 약 5분 동안 무의식 상태에 머물게 된다"면서 "버튼을 누르면 되돌릴 방법이 없다"고 당부했다.

한편 스위스에서는 안락사를 선택한 사람이 스스로 치명적인 행위를 하는 조력 자살을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해당 캡슐 사용과 관련해 스위스 내부에서도 수많은 법적·윤리적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