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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저점 통과'했나…여전한 공급과잉 리스크


차·IT 소재 수요 회복세에 일부 유화사 2분기 실적 '호조' 전망
범용 화학 제품 포트폴리오 난항 여전…하반기 개선 미지수

[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중국 이구환신(보조금 지원 정책) 효과와 수요 회복 등으로 일부 석유화학사들의 2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범용 제품의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장기적인 회복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LG화학 충남대산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 충남대산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5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소비 촉진을 위한 이구환신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구환신은 중국에서 중고 자동차와 가전 제품을 새 제품으로 바꿀 때 정부가 보조금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지난달 2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자동차 11만3000대, 가전은 3만6000만건의 이구환신 보조금 신청이 접수됐다고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 자동차 판매량 역시 100~200만 대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국내 일부 석유화학사의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 전방 시장 회복에 따라 자동차·IT 소재 등 석유화학 제품 수요 역시 상승세를 타면서다. LG화학은 관련 합성수지의 일종인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등을 주 포트폴리오로 생산한다.

계절적 성수기까지 겹치면서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은 2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은 주요 제품 가격 상승에 따라 오랜만에 205억원의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이라며 "2분기 납사는 전분기 대비 0.4% 상승에 그친 반면, 주요 석유화학 제품들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티렌(PS), ABS, 폴리염화비닐(PVC) 등은 이를 훌쩍 상회했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타이어 수요 기반의 BR, SBR 등 합성고무의 매출 비중이 약 53.7%를 차지한다. 아울러 전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고무장갑 원료 NB라텍스 역시 수출 증가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인 포트폴리오 수요 개선이 이뤄지면서 회복 단계에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하지만 범용 제품을 둘러싼 불황은 여전하다. 지금까지 누적된 증설 규모가 클 뿐더러 중동발 증설까지 겹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2분기 역시 적자 양상일 것"이라며 "범용 외의 사업 확장도 순탄치 않다"고 말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올레핀 석유화학 제품 공급 과잉이 계속되고 있다며 해당 제품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한화토탈에너지스, 효성화학 등의 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석유화학제품 수요 회복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사내 비상경영과 조직개편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일부터 국내외 출장은 화상회의로 대체하고, 출장 수행 인원은 최대 2인으로 제한하는 등의 비상 경영체제에 나섰다. 이외에도 LG화학 역시 일찍이 이사 보수 한도를 축소하는 등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 대부분 비용 절감을 위한 비상경영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업계는 2분기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화학사 역시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우상향하는 추세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등 국제적인 이슈들로 인해 현재 소비심리에 대해 변수가 많고, 수요가 살아난다고 해도 중동 아람코 등 증설도 계속되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isieun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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