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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강국' 日, 韓 웹툰에 한 수 배웠다⋯"웹툰 200편 읽으며 연구"


12일 日 웹툰 제작사 넘버나인 기자 간담회⋯라인망가 상위 10위 오른 인기작 2편 배출
'만화 강국' 日서 웹툰 도전⋯만화(망가)와 웹툰 제작 차이 등도 발표

[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처음에 한국의 인기 웹툰을 기절할 때까지 매일 읽었다. 한국 작품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솔직한 마음으로 (웹툰들이) 정말 재밌었다. 이런 느낌을 우리 작품에도 녹이면 일본 독자들도 좋아해 줄 것이라고 믿고 열심히 제작하니 지지를 얻게 되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에토 슌지 망가 아티스트 – 웹툰 '신혈의 구세주', '나만 최강 초월자' 각본·스토리보드 작가)

"저도 한국 웹툰은 200편 정도 찾아봤을 정도로 열심히 읽으며 연구했다. 일본에 아직 건너오지 않은 것이라도 한국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매일 확인했다. 글자는 모르지만 그림은 보면 아니까 네이버웹툰에 들어가 보면서 연구했다"(히로유키 엔도 넘버나인 집행임원 - 웹툰 '신혈의 구세주', '나만 최강 초월자' 편집 담당 프로듀서(PD))

12일 일본 도쿄에 소재한 주식회사 넘버나인 사무실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왼쪽부터 코바야시 타쿠마 넘버나인 대표, 에토 슌지 망가 아티스트, 히로유키 엔도 넘버나인 집행임원(PD)이 참석해 있다. [사진=네이버웹툰]
12일 일본 도쿄에 소재한 주식회사 넘버나인 사무실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왼쪽부터 코바야시 타쿠마 넘버나인 대표, 에토 슌지 망가 아티스트, 히로유키 엔도 넘버나인 집행임원(PD)이 참석해 있다. [사진=네이버웹툰]

출판 만화 중심 日서 웹툰 도전⋯라인망가서 월 거래액 10억원 넘긴 '히트작' 만든 비결은

지난해 네이버웹툰 일본어 서비스 '라인망가' 상위 10위에 올린 웹툰 '신혈의 구세주'와 '나만 최강 초월자' 등을 제작한 작가와 PD는 '한국 웹툰 매니아'다. 이들은 한국 웹툰을 접하면서 창작의 자양분을 삼았다. 그렇게 한국 정서가 투영된 '신혈의 구세주'와 '나만 최강 초월자'는 일본 현지 제작 스튜디오가 제작해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신혈의 구세주'의 경우 지난해 1월 라인망가 내 거래액이 총 1억엔(약 10억원)을 넘기면서 주목을 받았다.

2016년에 창립한 넘버나인은 만화 작가의 작품을 수급해서 유통하는 전자 만화 중개 서비스로 시작해 웹툰 제작 스튜디오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라인망가를 운영하는 라인디지털프론티어(LDF)가 넘버나인에 투자를 단행하고 지분을 확보했다.

출판 만화 중심의 일본에서 넘버나인은 과감히 웹툰에 도전해 선제적으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코바야시 타쿠마 넘버나인 대표는 "슈에이샤, 고단샤, 소학관 등 굴지의 출판사들 속에서 10년을 열심히 노력해도 이기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웹툰의 경우에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완전히 새로운 엔터테인먼트이기 때문에 노력하면 1위도 꿈으로만 끝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웹툰을 해야겠다고 결심했고 결과적으로 웹툰 사업을 확장하면서 넘버나인도 크게 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아무래도 일본은 '만화 강국'이다 보니 만화 잡지인 점프나 매거진, 선데이가 최고라는 풍조가 있고 웹툰은 스낵 콘텐츠(짧은 시간에 소비하는 콘텐츠)로 여겨졌다"며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크게 흥행하는 웹툰이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는데 이런 흐름 속에서 일본에서 웹툰이 확산하는 데는 라인망가의 영향력이나 업계 전반에 기여한 측면이 상당히 크다고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바이시 대표는 "'신혈의 구세주'가 라인망가에서 월 매출 1억엔을 돌파한 것도 굉장히 큰 터닝 포인트였다"며 "'한국 웹툰 만이 아니라 일본 웹툰도 이렇게 잘 될 수 있구나'를 증명해 보인 사례가 됐고 (이를 계기로) 다른 스튜디오에서도 넘버나인을 따라 잡자고 하며 노력하는 모습도 엿보여 일본 웹툰 시장이 앞으로 더 많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넘버나인은 직원을 비롯해 작가까지 같은 공간(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팀 체제'를 중요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본의 여타 제작사와도 다른 점이라고 덧붙였다. 코바야시 대표는 "창작자는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의견이 충돌하는 경우가 많아 서로 최대한 만나지 않게 하려는 분위기도 있다"며 "팀 체제에서의 작업이 쉽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서로가 옆에 있어야 어떤 의도로 연출했는지 등을 바로 확인하고 원활히 소통하게 되는 측면이 있는 만큼 이렇게 일하는 방식이 넘버나인의 성공을 이끈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12일 일본 도쿄에 소재한 주식회사 넘버나인 사무실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왼쪽부터 코바야시 타쿠마 넘버나인 대표, 에토 슌지 망가 아티스트, 히로유키 엔도 넘버나인 집행임원(PD)이 참석해 있다. [사진=네이버웹툰]
12일 일본 도쿄에 소재한 넘버나인 사무실에서 직원이 웹툰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웹툰]

만화(망가)와 웹툰, 뭐가 다를까⋯넘버나인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집중"

제작 측면에서 체감한 만화(망가)와 웹툰의 차이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에토 작가는 "웹툰에는 여백이 많은 점이 처음에는 생소했다"며 "컷과 컷 사이에 여백이 너무 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작품을 읽다 보니 이 여백을 통해 호흡을 조절하는, 기술적인 연출이라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히로유키 PD는 "출판 만화는 컷이 있으면 말풍선이 좌우에 위치하는 반면, 웹툰은 상하(위아래)나 컷 밖에 배치되기도 하고 중요한 정보는 화면 중심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일본 만화(망가)에서는 없는 방식이어서 콘티를 만들 때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수정을 많이 할 필요가 있었고 이런 경험들을 토대로 이후에 웹툰을 만들 때는 우리만의 문법을 만들어 갔다"고 했다.

아직은 일본에서 출판 만화를 목표로 하는 작가들이 많지만 웹툰 작가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코바야시 대표는 "에토 작가의 경우에도 '신혈의 구세주' 연재로 바쁜 것처럼 출판 만화 작가들이 현재는 출판 만화를 연재하느라 바쁜 상황일 것"이라며 "1~2년 내에는 어렵겠지만 3~5년 안에는 출판 만화에서 위상 있는 작가들이 웹툰에도 진출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넘버나인은 LDF로부터 조달한 자금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코바야시 대표는 "앞으로도 오리지널 콘텐츠에 더 투자하고 애니메이션화(化) 등을 추진하며 해외 진출에도 집중하고자 한다"며 "시대를 초월하고 국경을 뛰어넘는,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재산(IP)과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도쿄=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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