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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죽신'과 헤어질 시간"…주목받는 구축 아파트


준공 후 10년 초과~15년 이하 서울 아파트 값 월간 0.11% 상승
분양가 급등하고 '손피거래' 방식 바뀌며 가성비 높은 구축 몰려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지난해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이라는 유행어로 부동산 시장을 이끌었던 준공 후 5년 이내 신축 단지 인기가 주춤한 모양새다.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준공 후 10년 초과 구축 단지로 수요가 몰리며 거래량 감소세 속에서도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서울 시내의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12일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동작동 '이수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지난달 25일 16억6000만원(4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단지는 680가구 규모로 2013년 2월 입주한 단지다.

2010년 입주한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13일 전용 106㎡가 39억2000만원(12층)에 거래돼 부동산 시장이 뜨거웠던 지난해 7월 기록한 최고가(39억3000만원, 8층)를 회복했다.

두 단지의 사례처럼 준공 후 10년이 넘은 구축단지들이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주목을 받는 모양새다. 서울 전역 거래량이 주춤한 사이 구축 단지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주간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2월 1주(3일 기준) 서울에서 준공 후 10년 초과~15년 이하 단지는 1월 첫 주 대비 0.11% 상승했다. 그에 반해 준공 후 5년 이하 단지는 같은 기간 0.02% 상승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연초 대비 연말 집값이 5년 이하 아파트 기준 6.98% 올라 10년 초과~15년 이하 아파트(6.03%)를 압도했다면 올해는 상황이 역전됐다.

준공 후 10년 초과~15년 이하 단지 인기는 주택 가격이 치솟은 서울 강남권에서 이끌었다. 강남3구와 강동구가 속한 동남권에서는 올해 0.29% 상승했고 서남권(강서·양천·영등포·구로·금천·동작·관악구)도 0.10% 올라 전체 아파트 연령대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5년 이하 단지는 서남권에서 0.09% 올랐고 동남권은 0.01%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신축 단지 분양가가 상승하면서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진 점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과거와 달리 분양가가 인근 단지보다 비슷하거나 더 비싸게 책정된 탓이다.

부동산 리서치 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4820만원, 평균 매매가격은 4300만원으로 분양가가 매매 가격보다 520만원 더 비쌌다. 서울에서 분양가가 시세를 역전한 것은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서울 시내의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고양시 한 부지에 세워진 서울 분양 아파트 견본주택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에 더해 분양권 매수 등 신축 단지 매수도 힘들어졌다. 지난해 11월 기획재정부는 분양권 거래 시 매수자가 양도소득세 최초 1회분만 양도가액에 합산해 계산하던 '손피거래' 방식을 양도소득세 전부 양도가액에 합산해 계산하도록 해석을 바꿨다.

'손피거래'는 '손에 쥐는 프리미엄'이라는 뜻으로 매수자가 매도자의 양도소득세를 대신 부담하는 조건의 매매거래를 뜻한다. 기존에는 매수인은 매도인이 내야 하는 양도소득세를 1회분만 양도차익에 합산해 과세했다. 하지만 바뀐 해석에서는 매수인이 부담하는 양도소득세 전부를 양도가액에 합산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12억원에 취득한 분양권을 1년 이상 보유하다가 17억원에 매도할 경우 이전에는 5억원에 더해 매도자가 내지 않게 된 양도세 3억2800만원을 더한 8억2800만원에 대해 양도세율을 적용해 양도세로 5억4500만원을 물렸다. 다만 바뀐 해석에서는 3억2800만원에 대한 양도세 2억1700만원, 2억1700만원에 대한 양도세 1억4300만원 등 과정을 반복해 양도세를 부과한다. 매수자가 분양권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바뀐 해석에 따라 손피거래를 하거나 실거래가를 높여 거래해야 하는 셈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신축에 대한 수요자의 선호는 여전하지만 이전에 비해 가격대가 너무 높아졌다"면서 "10년 내외 단지 대다수도 최신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는 만큼 눈을 낮춘 수요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신축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신축 대신 구축 단지를 매수하는 수요자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장 6월부터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과 층간 소음 규제 강화, 전기차 화재 대응 시설 등이 의무화돼 공사비 상승 압력이 강해질 전망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신축 단지들은 가격 상당 부분 상승한 만큼 올해는 생활 여건과 가성비가 우수한 준신축·구축 단지가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다"고 평가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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