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친윤계 의원 4인을 접견한 자리에서 "당이 자유수호 주권회복 의식와 운동을 진정성 있게 뒷받침하면 국민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친윤계 의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들이 이를 공개하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탄핵 반대 여론 결집을 위한 옥중정치'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면회를 마친 뒤 보도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성민 의원, 김기현 전 대표, 추경호 전 원내대표, 이철규, 정점식 의원.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677ad19b3031c4.jpg)
친윤 중진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윤 대통령을 면회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국민들, 특히 청년들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당 지도부가 자립청년과 영세자영업자를 잘 챙겨달라는 당부를 했다"며 "본인은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씀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면회에는 김 의원을 비롯해 추경호·박성민·이철규·정점식 의원이 동행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하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김 의원은 "많은 국민이 대통령께서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에 대해 공감하고 계신다는 뜻을 전달해드렸다"고 했다. 또 "대통령도 이번 계엄이 헌법에 정해진 범위 내에서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는 설명을 했다"며 "저희들이 듣기에는 매우 타당한 절차"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최근 의원 등 여권 인사들과의 만남에서 지속적으로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친윤계 윤상현·김민전 의원을 만나 "민주당이나 좌파는 강력하게 카르텔을 형성하고 집요하게 싸우지 않나. 지금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위기 아니냐. 우리는 모래알이 돼선 안 된다"며 사실상 탄핵 반대를 향한 당 결집을 촉구했다.
또 앞서 3일에도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을 만나선선 '당이 분열되지 않고, 우파 내에서도 다양한 분들이 많이 계시니 한데 어울려 우리 당을 지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윤 대통령의 사실상 '여론전'에 보수 지지층 결집은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8일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주최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는 경찰 추산 5만2000명이 집결했다. 여기에는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 11명도 참석했다.
지지세가 불어나자 당초 장외 집회에 거리를 뒀던 지도부도 최근에는 이를 감싸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 반대 집회를 상세히 보도하지 않은 언론을 '편향됐다'고 지적하며, "'계엄이 정당했다는 시민도 있을 수 있다. 그것을 왜 언론의 잣대로 함부로 (옳지 않다고) 판단하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러한 흐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지지도가 올라간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대통령 메시지)를 최대한 활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면서도 "대통령이 얘기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좀 부적절하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욱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성 지지층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탄핵 반대는 다시 얘기하면 비상계엄을 했던 대통령이 복귀해야 한다는 말이고, 비상계엄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것이 보수 가치에 맞는지 보수 지지자들도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한다"며, 구치소와 탄핵 반대 집회에 간 의원들을 향해서도 "헌법상 헌정질서를 수긍하고, 지지층이 바른 지지를 할 수 있도록 함께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