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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뷰] 尹, 157분 만 해제 계엄 '의문의 자충수'…정국 대혼돈


탄핵·특검·예산 '정면 돌파' 택했지만
계엄 선포 사유 의문…'판단력 상실'
대통령실 실장·수석 일괄 사의 표명
尹 탈당 요구·내각 총사퇴도 불가피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3일 심야의 기습 '계엄 선포'는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로 단 150분 만에 실질적 효과를 상실했지만, 절차와 요건을 갖추지 않은 계엄 선포 배경을 놓고 국민적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로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이 즉각 일괄 사의를 표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정치적 리더십이 치명타를 입은 가운데, 야당을 중심으로 한 대통령 탄핵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긴급 대국민담화 발표에서 비상계엄령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YTN 뉴스 화면 캡처) 2024.12.03.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통해 국회 요구 수용해 비상 계엄을 해제할 것을 밝히는 추가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모습이 KBS를 통해 송출되고 있다. (사진=KBS 캡처) [사진=뉴시스]

◇"계엄령 선포 사유 안돼…판단력 상실"

윤 대통령이 전날 밤 기습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현재의 국회 내 여야 역학 관계와 정치 구도로는 더 이상 돌파구를 마련하기 힘들다는 나름의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담화문 곳곳에 이러한 심경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지금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됐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계엄령 선포는 탄핵·특검을 둘러싼 야당과의 대치가 정기국회 막바지 예산을 놓고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최근 국회에서 벌어진 예산안 '감액 수정안' 처리와 최재해 감사원장 등에 대한 잇단 탄핵 등을 '체제 전복 기도'로 규정한 것이다.

그는 "예산 폭거는 한마디로 대한민국 국가 재정을 농락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관과 검사에 대한 탄핵 시도 역시 "행정부 마비"라고 했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결국 극도의 정치적 불안을 막기 위한 강력하고 단호한 조치 판단을 한 셈이다. 그러나 여당에서조차 '위법·위헌적'이라고 규정한 이번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윤 대통령이 판단 능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의 잇단 탄핵 시도가 무리한 게 맞더라도, 계엄령 선포의 사유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헌법에서 규정한 국무회의 심의 등 계엄 선포를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헌법 제77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헌법 89조와 계엄법 2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자 할 때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계엄 선포안을 심의하기 위한 국무회의가 사전에 열렸는지, 국무위원 누가 참석했는지 여부는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與, 尹탈당·내각 총사퇴 논의…野 "즉각 물러나야"

4일 야당 주도로 열린 본회의에 국민의힘 의원까지 190명이 참석해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면서 계엄 동력은 급속히 빠졌고, 윤 대통령은 결국 이날 새벽 4시 27분쯤 다시 생중계 담화에 나서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했다.

혼돈의 밤을 보낸 정치권은 날이 밝자마자 윤 대통령을 향한 규탄 메시지의 수위를 올렸다.

국민의힘은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탈당, 내각 총사퇴, 김용현 국방부 장관 해임에 대해 일부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당은 최고위 회의 종료 뒤 곧바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날 정오 국회에서 '비상시국대회'를 연다. 이재명 대표는 이에 앞서 당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지난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명백한 국헌 문란이자 내란 행위"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더 이상 정상적인 국정 운영을 할 수 없음이 온 국민 앞에 명백히 드러났다. 즉각 대통령에서 물러나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2.04. [사진=뉴시스]

◇尹, 공식 일정 전면 취소…참모진 일괄 사의

대통령을 보좌해야 할 참모진들의 책임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을 포함해 전 실장과 수석비서관은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탈당과 함께 김용현 국방부장관을 처벌하고, 내각을 총사퇴하는 등 3가지 요구도 관철시킬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첫 공개 일정도 순연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약류 대응상황 점검회의가 순연됐다"고 전했다.

오후 공개 일정도 없을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일정을 전면 취소한 채 정국 대응 방향에 대해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도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윤 대통령의 일정에는 적지 않은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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