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타' 아버지 신고한 아들…"이혼 안하면 엄마와도 연 끊겠다" [결혼과 이혼]

[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아들로부터 '아버지와 이혼하지 않으면 절연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아들에게 가정폭력을 일삼는 남편과 이혼하게 될 위기에 처한 아내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의 남편은 오랜 기간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지인들 사이에서 '점잖고 올바른 사람'이라는 평을 받아왔다. A씨에게도 다정했던 남편은 유독 아들에게만 엄격하고 높은 기준을 요구했다. 남편은 아들이 기준에 못 미칠 때마다 훈육과 체벌을 가했다.

문제는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부터였다. 덩치가 커지고 사춘기가 온 아들은 남편에게 반항하기 시작했다. 아들은 이따금 남편의 편을 드는 A씨에게도 험한 말을 퍼부었다.

그러다 한 달 전 남편은 성적이 안 나온다는 이유로 체벌하려 했으나 아들이 저항했다. 이후 흥분한 남편은 아들을 사정없이 구타했다.

한참을 맞던 아들은 집 밖으로 도망쳤고, 그 길로 경찰서로 향한 뒤 남편을 신고했다. 현재 남편은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아들은 A씨에게 '더 이상 아버지와 살 수 없다'며 (남편과) 이혼하지 않으면 인연을 끊겠다고 겁박을 한 상태다.

갈수록 폭력이 심해지는 남편과 이혼하고 아들과 같이 살기로 결심한 A씨는 이혼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사연을 접한 류현주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자녀에 대한 부당한 대우는 직접적인 이혼사유가 아니지만,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며 "아들에 대한 남편의 체벌이 형사적으로 처벌 받을 정도의 중대한 수준이라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혼 후 자녀에 대한 금전적인 보조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법적으로 양육비뿐으로 19세 미만인 미성년 자녀에만 해당하는 것"이라며 "대학교에 입학한 이후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점을 고려해 이혼 소송에서 금전적 분할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재산분할 비율을 산정할 때,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 뿐만 아니라 향후의 부양적사정이 고려된다"며 "그 예로 이혼 판결이 아닌 조정으로 해결하는 경우 당사자 간 합의를 거쳐 조정조서에 '자녀에 대한 대학 등록금 중 1/2로 부담한다' '자녀 결혼식 비용을 부담한다' 등의 내용을 추가로 기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