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소비자에게 주는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할 경우 현대차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세액 공제가 폐지되면, 미국에서 전기차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대차그룹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상대적으로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미국에서 리스(상업)용 차량을 제외한 모든 전기차에 소비자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올해 1~9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누적 판매 2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세액 공제 규모에 준하는 금액을 소비자에게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등 미국 내 전기차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기차 세액 공제를 폐기하면,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현지 전기차 인센티브를 줄일 여지가 생긴다는 해석이다. 그만큼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의 수익성이 좋아지는 셈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IRA 무력화 시에는 100% 보조금을 받고 있는 미국 전기차 업체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IRA 정책 폐기 범위를 어디까지 확대하느냐가 관건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월 미국 조지아주의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가동을 시작했다. 현지 생산되는 '아이오닉 5'는 보조금 지원 대상이기 때문에 향후 북미 시장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생산 물량의 일부를 하이브리드차로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 HMGMA를 비롯해 기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까지 하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현지 생산 능력은 연간 110만 대 수준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재집권으로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통을 전면에 내세운 인사을 단행했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미주대권역장 호세 무뇨스 사장을 현대차 첫 외국인 대표이사(CEO)로 발탁하고, 주한 미국대사,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을 지낸 성 김 고문을 그룹 싱크탱크 수장인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영입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정책 기조가 '미국 우선주의'이기 때문에 미국 전문가를 사령탑으로 앉혀 '불확실성의 강'을 건너간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현지 생산 전략과 함께 미국 완성차 업체 GM과의 협력도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GM과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생산 비용 절감, 효율성 증대와 함께 다양한 제품군을 고객에게 신속히 제공키로 했다. 승용·상용 차량, 내연기관, 친환경 에너지, 전기 및 수소 기술에 대한 공동 개발과 생산 등까지 협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 생산에 필요한 배터리 원자재와 소재를 함께 조달하는 등 공급망도 공동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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