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태현 기자] 삼성전자가 10조원의 자기주식 매입·소식 계획을 밝힌 가운데 삼성가(家) 오너들이 주식담보대출 마진콜(추가담보 요구)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일부 추가 주식 담보 납부와 삼성전자 대신 삼성물산으로 담보대상을 바꾸긴 했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5만8000원대에 머물 경우 마진콜 발생이 가능해 보인다.
18일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개장 동시호가에서 전 거래일보다 3500원 오른 5만70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소각 소식에 주가가 반등한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4만9900원을 찍은 다음날인 15일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공개했다.
시장은 이번 소각 발표가 주주 환원 효과뿐만 아니라, 총수 일가의 대출 부담 경감과 지분율 확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대표는 수 조원의 상속세를 내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대출 규모는 홍 여사 2조200억원, 이부진 사장 2500억원, 이서현 대표 2488억원이다.
홍 전 관장의 주식담보대출 1조250억원의 담보 유지 비율(140%)을 위한 최소 주가는 5만8256원이다. 이 사장의 1500억원 주식담보대출에 대한 담보 유지 비율(140%)을 위한 최소 주가 역시 5만8786원이다.
이들의 주식 담보 대출 계약에 따르면, 주가가 담보 유지 비율 밑으로 떨어지면 추가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13일 홍 전 관장은 한국증권금융에서 빌린 2850억원 대출에 대한 담보 주식을 기존 619만300주에서 711만7000주로 늘렸다. 한국증권금융의 1000억원 주담대에 대해서도 담보 주식을 기존 217만3000주에서 249만3000주로 담보를 확대했다. 이 뿐이 아니다. 홍 전 관장은 같은 날 삼성전자 주식 235만주를 담보로 BNK투자증권에서 빌렸던 주담대 1000억원을 해소하고, 삼성물산 주식 140만주를 담보로 한 1000억원의 주담대를 신규로 체결했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에 따른 마진콜을 모면하기 위해 삼성물산으로 주담대를 갈아 탄 것이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총수 일가의 담보 대출 조건 유지를 위해 삼성전자의 주가는 홍라희 여사의 경우 5만8300원, 이서현 대표는 5만8700원을 상회해야 한다"면서 "향후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감소도 예상된다"면서 삼성전자가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태현 기자(jt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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