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명태균 게이트' 핵심인물인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8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그는 자신의 언행이 경솔했다며 사과했지만 의혹을 전부 부인했다.
명씨는 출석 예정 시간 보다 20분 빠른 이날 오전 9시40분쯤, 검은색 SUV를 타고 변호인과 함께 창원지검에 도착했다.
명씨는 "국민 여러분께 저의 경솔한 언행으로 제가 민망하고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와 윤 대통령과 한 마지막 연락이 언제였는지 등 의혹을 묻는 취재진 질문이 쏟아졌지만 "검찰에서 질문이 나오지 않겠느냐, 조사를 마치고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명씨는 취재진 질문이 이어지자 "여기서 다 이야기 해버리면 조사받을 내용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와의 대화내용 등에 대한 추가 폭로 여부를 묻자 "저는 폭로한 적이 없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제가 폭로한 게 있느냐"고 되물었다. 검찰 소환에 앞서 스스로 '구속되면 폭로하겠다'고 수차례 말한 것에 대해서도 "아직 폭로한 게 없다"고 했다. 앞서 명씨는 지난 10월 자신의 SNS를 통해 메신저 카카오톡과 텔레그램을 통한 영부인 김건희 여사와 둘만의 대화를 공개하며 세를 과시한 바 있다.
공천 대가성으로 돈 받은 사실 여부에 대해 명씨는 "이 한마디만 하겠다. 검찰이 계속 인원이 추가된다 계좌추적팀도 왔다고 한다. 돈의 흐름을 보면 이 사건은 금방 해결된다. 저는 단돈 1원도 받은 게 없다."
몸이 불편한 듯 이날 지팡이를 짚고 출석한 명씨는 포토라인과 계단을 굳은 표정으로 느리게 이동했으나, 이동 중 지인과 악수를 나누고 인사하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명씨는 2022년 6월 1일 창원의창 지역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같은해 8월부터 12월까지 수십차례예 걸쳐 세비 총 9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앞서 명씨와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에서 함께 일하다가 김 전 의원실 회계실무를 맡았던 강혜경씨는 지난 9월 언론을 통해 명씨가 20대 대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김 전 의원이 재보선 공천을 받았고, 김 전 의원으로부터 세비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초 이 사건은 경남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12월 강씨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명씨와 김 전 의원 등 5명을 수사의뢰하면서 시작됐으나,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이 명씨 부탁을 받고 김 전 의원 공천을 밀어줬다는 취지의 전화 통화 음성파일을 공개하면서 확대됐다.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 김호경)는 명씨를 상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및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 김 전 의원과의 사이에서 25차례 오간 9000여만원의 성격,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 강혜경씨가 주장한 대선 여론조사비 3억 7000여만원의 실체 등을 집중 추궁 중이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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