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지난달 29일 스페인 남동부에 쏟아진 기습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317명에 달하는 가운데, 침수됐던 쇼핑몰 지하주차장의 배수가 시작돼 사망자가 대규모로 추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APTN에 따르면 스페인 발렌시아의 알다이아시 구조대는 이날 오전 보나이레 쇼핑센터 지하 주차장을 수색하기 위해 물을 퍼내고 있다.
보나이레 쇼핑센터는 발렌시아에서 가장 큰 쇼핑몰 중 하나로, 지하 주차장에는 폭우가 내리면서 물이 순식간에 입구까지 3m 가량 들어찬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잠수부들이 주차장 내부에 접근해 시신 여러 구를 발견했으나 흙탕물에 시야를 확보하지 못해 수색이 중단됐다.
구조 당국은 지하 주차장 수색 과정에서 침수로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의 시신이 대규모로 발견될 것으로 우려한다.
일부 소식통은 현지 매체에 "이곳은 공동묘지"라는 암울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29일 남동부 지방을 중심으로 짧은 시간에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스페인 기상청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는 2시간 만에 1㎡당 150∼200L의 비가 내렸고, 안달루시아 지역에서는 10월 한 달 동안 내릴 비의 4배나 되는 양이 하루에 집중됐다.
이번 기습 폭우는 이 시기 이베리아반도에 흔히 발생하는 '고고도 저기압'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약 1만m 고도에서 영하 75도에 이르는 매우 차가운 공기가 지중해에서 올라오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나 강한 폭풍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이번 기습 폭우로 인한 사망자는 3일까지 217명으로 집계됐다. 스페인 당국은 남은 실종자를 수십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발렌시아와 주변 지역에서는 물이 아파트 지상층으로 들어차 주민들이 고립되고, 대형 쇼핑센터나 요양보호 시설에서도 침수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
발렌시아 지하철 노선과 고속철도도 끊겼으며, 발렌시아 지역을 지나는 스페인의 주요 고속도로와 교량도 대부분 정상적인 차량 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한 침수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간에 기습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과 하천이 순식간에 범람했고 주민들에게 대피령도 늦게 내려지는 바람에 인명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발렌시아 지방은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됐지만 치수 시설을 충분히 갖추지 못해 범람한 물이 그대로 주거 지역을 덮쳤다고 매체들은 분석한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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