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일으킨 비만약 '위고비'가 드디어 국내에 출시했다. 배우 킴 카다시안이 복용한 비만약으로 알려지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15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위고비의 국내 유통사인 쥴릭파마코리아는 이날 병의원과 약국을 상대로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위고비 주문을 시작한다. 제품 공급 가격은 한 펜(4주 분량)당 37만2025원으로 책정됐다.
위고비는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약이다. 주성분은 '세마글루타이트'이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이하 GLP-1) 계열 약물로, GLP-1은 췌장에 있는 베타세포를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춰 소화 과정을 지연시킨다. 이러한 기전으로 식욕을 억제해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준다.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종 승인한 후 약 1년 6개월 만에 출시했다. 사전충전형(프리필드펜) 주사기로 설계됐으며, 허가 용량은 0.25㎎, 0.5㎎, 1.0㎎, 1.7㎎, 2.4㎎ 등 5개다. 매주 1회만 투여하면 돼 편의성이 높다. 0.25㎎으로 시작해 4주 간격으로 용량을 증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공급 가격은 용량에 관계 없이 모두 같다. 다만 건강 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비급여 제품이기 때문에 판매 가격은 의료기관마다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위고비는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30㎏/㎡ 이상인 비만 환자와 BMI 27㎏/㎡ 이상~30㎏/㎡ 미만이면서 한 가지 이상의 동반 질환이 있는 과체중 환자에게 체중 감량 목적으로 처방될 수 있다.
위고비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하는 비만약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와 개발사가 같으나, 효과는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보노디스크에 따르면 위고비는 임상시험 결과 68주 동안 투약했을 때 체중이 평균 14.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삭센다의 경우 56주 투약 후 체중 감량 효과가 7.5%인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효과가 높은 셈이다.
앞서 해당 약물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인플루언서 킴 카다시안의 다이어트 비법이라는게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에 따라 품귀 현상이 일었고, 노보노디스크는 수요를 맞추기 위해 올해 2월 세계 3대 위탁생산개발(CDMO) 기업인 캐털란트(Catalent)를 115억달러(한화 약 15조98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6월에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클레이튼 지역에 41억달러(한화 약 5조원)를 투자해 제조시설을 증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위고비의 효과가 높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높은 가격으로 인해 오히려 수요가 적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삭센다 출시 전에도 지금과 비슷한 반응이었으나, 출시 후 예상과 달리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며 "현재 삭센다가 30~50만원대 가격으로 형성됐는데, 위고비의 소비자 가격에 따라 사용 유인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고비는 미국에서 월 4회 투여 비용으로 약 1350달러(한화 약 180만원)로 형성됐으며, 덴마크에서는 365달러(약 49만원), 독일에선 338달러(약 45만원)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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