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이탈리아에서 한 남성이 기자에게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했다 자백하는 인터뷰가 그대로 TV를 통해 송출되면서 미디어 윤리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전날 오후 5시 이탈리아 민영 방송 카날레5의 엔터테인먼트 뉴스 프로그램 '포메리지오5'를 통해 방송된 한 인터뷰에 대해 보도했다.
인터뷰의 주인공은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 지방의 스페차노 디 피오라노에 거주하는 50대 남성 로렌조 카르보네로,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어머니를 감당할 수 없었다"며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고백했다.
또 그는 괴로워하면서 "내가 어머니를 목 졸라 죽였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가끔 어머니가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게 나를 화나게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살인범 인터뷰를 현장에서 진행하고 그대로 TV 송출을 한 것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이탈리아 방송 La7의 뉴스 프로그램 'TG La7' 부국장인 가이아 토르토라는 엑스(옛 트위터)에 "오늘 포메리지오5의 방송은 매우 심각하다. 언론 윤리 강령을 찢어발겼다. 우리는 암흑에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신문 일폴리오의 한 기자 역시 "명백히 혼란스러운 상태인 남성을 인터뷰해 방송할 필요가 있었나"며 "방송을 하지 않고도 경찰을 인용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충분하지 않나. 미디어 서커스가 최악의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2일 80대 여성 로레타 레브리니는 자신의 집 침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를 목격한 피해자의 딸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아들인 카르보네를 용의자로 지목, 살인 사건 당일부터 다음날까지 그를 수색했다.
이에 카르보네는 인근 마을로 도망쳤다가 자택으로 돌아왔는데 집 앞에 있는 기자를 마주쳤고, 이 같은 인터뷰를 하게 된 것이다.
이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 미르타 메를리노는 "집 입구로 다가오는 한 남자를 봤는데 땀을 흘리고 있었고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누구냐고 물었더니 그가 '나예요'라고 대답했다"고 카르보네와 마주친 순간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메를리노는 "기자로서 같은 상황이 발생해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저는 한 가지에만 신경을 썼다. 수사에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다. 남성은 수배 중이었고, 경찰이 인터뷰 영상을 방송하도록 허가했다"고 해명했다.
인터뷰를 마친 카르보네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붙잡힌 뒤 자수했고, 끈을 이용해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수정 기자(soojungs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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