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서울 청약 시장이 활기를 띠는 가운데 신축 단지에 입주하려는 수요자가 몰리면서 분양·입주권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집계 기준 6일까지 거래된 분양·입주권은 59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5건보다 100건 이상 늘었다. 2020년 802건을 기록한 후 4년 만에 거래가 가장 활발했다.
'분양권'은 청약 당첨자한테 해당 아파트를 분양받을 권리를 이전받는 것이며, 입주권은 정비사업 조합원으로부터 매입한 아파트 입주권리다. 보통 분양권은 가격이 비싼 대신 입주까지 큰 변수가 없고, 입주권은 취득 방법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고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되거나 조합원 분담금이 나오는 등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올해 분양 및 입주권 거래량 중 약 35%인 207건은 7월과 8월 등 하반기에 몰렸다.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11월 예정된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가 가까워져 오면서 분양·입주권에 대한 관심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과 동대문구 '래미안 라그란데' 등 강북권 대단지의 전매제한이 해제된 점도 분양권 거래량을 늘린 요인으로 꼽힌다. 두 단지 모두 최초 당첨자발표일로부터 1년간 전매가 제한됐다. 롯데캐슬 이스트폴은 8월 9일, 래미안 라그란데는 8월 23일이 당첨자 발표일이었다.
두 단지는 전매제한 해제 이후 분양가보다 높은 가격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롯데캐슬 이스트폴은 지난달 전용 84㎡ 분양권이 17억30만원(45층)에 거래되며 14억원대인 분양가보다 2억원 이상 가격이 올랐다. 래미안 라그란데 또한 지난 2일 같은 평형 분양권이 분양가보다 1억원 가까이 비싼 11억3442억원에 거래됐다.
서울 청약시장이 뜨거워지면서 분양·거래를 촉발시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조사한 9월 서울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128.2로 전월(111.1) 대비 17.1포인트(p) 상승했다. 주산연이 해당 조사를 시작한 2017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직전 최고치는 2018년 9월 119.6으로 그마저도 크게 뛰어넘었다.
지수는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100을 넘으면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회원사가 더 많다는 의미다.
한강변 주변 분양 단지가 속속 나오면서 청약 열기는 뜨겁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 31곳 가장 많은 수요자가 청약한 단지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9만3864건),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5만8684건), 마포구 공덕동 마포자이힐스테이트(4만988건) 순이다.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와 성동구 행당동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 또한 각각 2만8611명, 1만7582명이 몰리며 높은 경쟁률을 자랑했다.
청약과 분양·입주권 시장 모두 높은 신축 수요에 힘입어 훈풍이 불고 있다. 과거 노후 단지를 매수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노리는 수요가 꾸준했지만 최근에는 청약 등 신축 단지 입주를 노리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여파에 공사비가 오르면서 정비사업 수익률이 감소한 탓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9월 1주(2일 기준) 5년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0.34로 10년 초과~15년 이하(101.1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다만 5년 이하 아파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02p 올라 전체 아파트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신축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만큼 남은 하반기에도 분양·입주권 시장은 활기를 것으로 보인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분양·입주권은 단지 입주가 가까워질수록 거래가 많이 되는 만큼 하반기 입주를 앞둔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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