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폭발적 집값 상승세 속에 용산의 노른자위 재개발사업인 한남4구역 시공권을 둘러싼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상위권 주택 브랜드를 가진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해 대립각을 보이고 있다. 특히 9월 하순으로 예상되는 시공사 선정공고를 앞두고 현대건설이 별도의 조합원 대상 설명회를 진행하자 조합이 서둘러 자제 공문을 발송했다. 조합은 설명회에서 수천억원에 이르는 추정 손실액 등 실체가 없는 비용이 전파돼 조합원들의 인식이 왜곡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께 한남4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현대건설에 '설명회 중지 촉구의 건'의 공문을 보냈다. 조합원을 초청해 별도 진행한 설명회에서 현대건설은 조합의 입찰지침 변경으로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손실 추정액이 3800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내용을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조합은 실체가 없는 손실추정액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현대건설은 향후 설명회에서는 손실액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회신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입찰지침 변경에 따른 손실액'에 대한 언급은 조합 요청에 따라 중단하기로 했다"며 "새 입찰지침에 맞춰 최선의 제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조합이 나서 설명회의 내용을 문제삼아 '자제령'을 내린 이유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건설사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현재 한남4구역 시공권엔 현대건설을 비롯,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7월 대의원회의에서 입찰지침 등을 담은 시공사 선정 계획안이 통과하지 못하면서 수주경쟁에 나선 건설사들간 첨예한 입장차가 생겨난 것으로 전해진다. 조합 내부에선 책임준공 확약서 제출 등 일부 조건들이 시공사에 부담으로 작용하면 입찰 경쟁을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됐다.
책임준공 확약서는 약속한 기간 내에 준공을 약속하는 것으로, 보통 사업 초기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한 시공사의 금융회사 보증용 제출서류다. 공사비 증액 변수가 있거나 신용도가 높아 조달 여력이 있으면 이 확약서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인건비와 자재비 등 공사비용 상승으로 인해 가뜩이나 부담을 느낀 건설사들이 불리한 계약조건이라고 볼 경우 경쟁구도가 흐트러질 수 있다고 조합이 우려한 것이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확약서 제출 조건이 특정 건설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단 얘기가 나오면서 잡음이 생겨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관계자는 "손실액 추정치 3800억원은 책임준공 확약서 외에 향후 공사기간 연장 가능성 등 최악의 경우를 고려해 추산한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 실체가 없는 것"이라며 "건설사의 설명회를 막으려는 차원이 아니라 조합원들에게 그릇된 정보가 전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공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찰지침 변경은 대형 건설사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어느 회사에게도 불리하지 않도록 수정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합은 오는 11일 대의원회의를 열어 수정된 내용을 바탕으로 다시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수정된 입찰지침을 포함한 시공사 선정 계획안이 대의원회의를 통과하면 향후 용산구청의 검토 과정을 거쳐 이르면 오는 23일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게시한다는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입찰 마감은 오는 11월 18일로 예정하며 공식 현장설명회는 두 차례에 걸쳐 개최하려 한다"며 "시공사 선정 총회는 그 후 두 달 뒤인 내년 1월 18일에 개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남재정비촉진구역(한남뉴타운)은 서울 강북쪽에서는 노른자위 땅으로 불린다. 용산구 보광동 일대의 한남4구역은 3구역이나 5구역보다는 부지가 작지만 일부가 한강과 맞닿아 있다.
3.3㎡당 공사비는 940만원으로, 총 부지면적 16만여㎡를 감안하면 총 공사비는 1조5700억원에 달한다. 이곳에는 지하 4층, 지상 23층, 2331가구 규모의 대단지가 들어서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